- 우리 애가 이런 책을 하나도 읽지 않고 나이를 먹는게 너무 싫어서요.

 

 한 어머님의 부탁으로 뜬금 없이 동화아닌 동화같은 글을 읽고 있다. <빨간 머리 앤>도 그렇지만 이 책도 아마 그 어머님이 아녔다면 나도 동화처럼 얇게 포뜬 책으로 읽은 것이 전부로 끝났을 책이건만 덕분에 나도 이렇게 이 책들을 읽고 있다.

 

 아버지가 남북전쟁에 참전한 한 집안의 이야기이다. 어머니와 네 자매가 이야기의 중심인데 어찌나 조신들하신지.

 예전 드라마인지 영화로 본 것 같은데 내용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얇게 포뜬 동화처럼 압축한 책으로 읽은 것도 같다.

 

 마치가문의 네 딸의 장녀인 메그는 집안 형편이 몰락해서 가정교사를 하고 있는 것에 가끔은 불만이지만 동생들을 잘 보살피며 곧은 마음씨를 갖고 있고 옆집 로리의 가정교사인 존과 사랑에 빠지며

 둘째인 조는 작가 지망생으로 네 딸중에서 아들역할을 하며 씩씩하고 적극적인 성격이고 옆집 로리와 우정을 나누고

 셋째인 베스는 몸은 약하고 여리지만 마음은 넓고 옆집 로리의 할아버지와 우정을 나누고 성홍열이라는 병에 걸려 고비를 넘기고

 막내인 에이미는 언니들을 잘 따르지만 엉뚱하고 이기적이어서 조의 원고를 태워버리는 등의 사고를 잘 친다.

 

 대체로 착하고 올곧은 마음씨에 남도 잘 돕고 정의로운 일에 적극적인 자매들이고 어머니의 모습이다.

 교과서적이고 뻔한 일들로 가득한 책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때묻지 않은 시대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네자매들을 통해서 보는 즐거움이 그 지루함을 덮고도 남는다. 아마도 책이 예쁜 그림으로 가득하기에 더 감성적이게 되는 것 같다.

 

 외국인 학교에 다녔기에 우리말로 된 긴 글을 읽는 것에 조금은 어려움을 겪는 아이인데

 이 책이나 <빨간 머리 앤>도 즐겁게 잘 읽고 또 내용도 잘 이해했기에 만족한다.

 다음 책도 이렇게 따뜻하고 순수함으로 가득한 책으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