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중세미술> 다음에 이 책 <고전주의와 바로크>를 읽으려 했었다. 그런데 <중세미술>을 보고 나니 이 책이 시리즈였고

이왕이면 시대순으로 읽고자 이 책을 제쳐두고 <르네상스>를 먼저 읽고 이 책 <고전주의와 바로크>를 읽었다.

 

고전주의의 바로크 중에서 나타나는 "로코코"스타일을 싫어했었다. 말이 좋아 물결에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그 현란한 곡선을 보면 아름답다는 생각보다는 "정신 없다"와 "울렁거린다"는 생각이 앞서니

그 스타일이 왜 생겨났는지와 그것의 진짜 매력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면서 무작정 "싫다"라고 했었다.

하지만 18세기에 나타난 회화는 왜 이리도 찬란하게 아름다운지...

 

찬란한 빛을 받은 아름다운 여자들의 발랄한 모습의 그림을 보며 넋이 나갔다.

 

아주 오래전에 18세기 미술전이라는 전시회에서 만났던 그 그림들을 아직까지도 잊지 못한다.

그런데 그 18세기가 바로크 미술의 한 부분이라니.

 

내가 정신없고 현란하며 어지럽다는 생각을 했던 건 아무래도 가구의 모양을 보면서 그런 선입견을 갖게 되었던듯 싶다.

밋밋한 가구를 좋아하기에 현란하게 물결치는 나무로 테두리를 두룬 (특히 소파) 가구는 정말 내 취향이 아녔고

그러한 모양을 "로코코"스타일 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이 "바로크"가구라는 브랜드로 팔렸으니 잘 모르면서 그냥 싫어했던거다. 그렇다고 이 책으로 그 선입견이 싹 사라진건 아니다. 하지만 그 시대에 속하는 문화가 단 하나의 모습 뿐이겠나.

 

하여간 중세에서 르네상스를 지나 이렇게 고전주의와 바로크시대까지 왔다.

 

대체로 몰랐고 알았다한들 제대로 알고 있는건 하나도 없었는데

이 책에서도 역시 그것을 확인 했다.

화려한 장식의 가구와 실내 장식엔 역시나 거부감이 일어난다. 너무나도 화려하니 이렇게 사진으로 만나도 어지럽기만 하다.

하지만 회화에선 그러한 거부감이 적다. 빛에 요동치는 몸짓과 표정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찬란하다.

가만히 앉아서 물끄러미 쳐다보는 초상화에서 여러명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그림까지...

참으로 아름답다.

 

처음엔 그림을 보고 싶었으나 "서양미술사"라는 제목에 글을 위주로 읽었다간

이 책에선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림을 보기에 바빴고 너무 즐거웠다.

 

"서양 미술사"를 공부한다는 부담감에 그림보다는 글에만 집중했었는데 이 책은 그림보는 재미도 있다.

오래간만에 눈이 시원해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