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본소설을 즐겨 읽게된 이유 중 하나가 가네시로 가즈키 때문이였다. 그의 소설이 재밌다는 추천을 받고 처음 든책이 'SPEED' 였는데, 책 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내가 책에서 손을 땔수 없을만큼 재밌었다. 바로 더좀비스 시리즈를 후다닥 읽고 좋아하는 작가중 한명이되었다. 그리고 몇년만에 나왔던 '영화처럼'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약간이라도 영화를 소재로한 다섯개의 단편들이 나온다. 어릴적 영화를 통해 함께 꿈을 꾸던 친구의 우정이야기(?) <태양은 가득히>, 남편의 자살 후, 영화를 통해 용기를 얻어가는 모씨의 이야기 <정무문>,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두 고등학생의 사랑이야기(?) <프랭키와 자니>, 복수를 위해 살아온, 따뜻한 아줌마의 이야기 <페일 라이더>, 할머니에게 할아버지와 첫데이트 때본 영화를 보여드리기 위해 상영회를 준비하는 손주들의 이야기 <사랑의 샘>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사랑의샘>, <태양은 가득히>, <정무문> 순으로 정도 되겠다. 나머지 두 작품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영화가 그냥 스쳐가는 소재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사랑의 샘>을 읽는 동안 무라카미류의 '식스티나인'이 생각났다. 느낌이 비슷하다. 그리고 <페일라이더>의 꼬마애가 영화순위를 매기는 것을 보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뭔가.. 생각해봤는데... 딱히 없다. 다른 분야에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뭔가를 말하라고 하면 딱 꼬집어 대답할수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 1등들을 한번 꼽아봐야겠다.

 <정무문>을 보니 몇일전 PD수첩의 내용이 생각났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내부의 비리를 밝히려던 용기있는 사람들. 우리나라 국민의식이 그런 사람들을 용기가 있다고 하기보다 배신자로 생각한다고한다. 동양 쪽은 대부분 그렇다고 하는데, 조금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좋은 내용들과 충분히 재밌는 책이였긴 한데 먼가 조금 모자란 느낌이다. 그 전에 더좀비스들을 너무 재밌게 읽어서 그런가 느낌상 조금 아쉬운면이 있었다. 근데 일본소설에는 왕따 당하는 학생이라든가 히끼꼬모리 같은 애들이 참 자주 등장하는 듯하다. 작가의 특색에 따라 그런건지.. 정말 일본에는 그런애들이 엄청 많은건지...

 

영화처럼, 로마의휴일, 정무문, 태양은가득히, 가네시로가즈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