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삶은 계속되고,살아가는 동안 아무것도 되풀이되지 않는다

단 한 구절이 맘에 들어 선택했던 이책^^나에겐 참 어려웠다. 황경신이라는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도 없었지만 이 봄에 참 만나고 싶어졌던

책이라 여유부리며 아이들 노는 곁으로 햇볕쬐며 이책을 마주하고 있는데 참 어렵다. 어렵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아마도 단편적인 글에

익숙했던 내게 저~~깊은 울림과 떨림을 던져주려고 애쓰는 무게있는 글이 내겐 와 닿지 않아서 일거 같다. 한번쯤 나를 돌아보면서 세상에 익숙하지

않는 단어에 마주하려들때는 그 만큼의 인내와 노력을 가지고 접근하는것일텐데 막상 펼쳐 들었는데도 안 읽힌다. 어헛! 헛 웃음을 짓고 다시 되돌아 읽고

되돌아 읽기를 반복하며 나는 이책을 기어이 다 만나봤다. 아니..나도 말을 하고 살고 책도 읽어본 사람인데 어쩜 이런 단어를 쓸 수 있을까 싶게 황경신이라는

사람이 심오하게 보인다. 어느새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는 색다른 고집도 생겨든다.

아하~작가는 제목에서 이미 독자에게 조르고 있었던거다.작은 토끼처럼 그렇게 들어봐주길 원했던거다. 되돌이표처럼 왔다갔다 책을 읽었지만

좀더 몰입하다보면 어느새 나에게 맞는 글도 찾아내서는 슬몃 웃음도 나온다. 쉽게 던져주는 스토리적 이야기에 익숙했던 사람이라면 나처럼

어리둥절 할지도 모르겠다. 이책은 철학책처럼 아주 깊은 에세이집을 만나는 것처럼 커피한장 챙겨놓고 절대적인 몰입을 하면서 읽어볼

책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작가의 유난스런(처음 이책을 이해못했던 나의생각^^) 심오함과 더불어 화가가 주는 한문의 매력적인 붓글씨는 이책을 더욱

깊게 만들어 놨다. 삼위일체 모든게 다 딱 들어맞는 특별함이다.

일기장(日記帳)이라는 글자를 들여다본다. 기록할 기는 말씀 언과 몸 기가 합해진 것이다.

구불거리는 끈의 모양을 본뜬 기에는 굽을 것을 바로잡다. 흩어진 것을 정리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것이 말을 만나 기록하다, 암송하다, 기억다는 뜻이 된다. 구불거리는 생의 표식이 되고 인장이 된다(82p)

조그마한 소시지에 칼집을 내어 꼬마 문어를 만들면 소풍이야~~바람에 마음을 풀어두면 ,그게 소풍이야(91P)

단어들에 대한 작가의 뛰어난 관찰력과 해석은 책을 읽을수록 감탄이 나온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쉬운 말만 써왔던가 생각도 하게된다.

사소함을 특별함으로 완성해 버릴줄 아는 이 작가가 참으로 멋지다. 나는 그럴 재주가 없으니 이렇게 책으로나만 읽어보련다.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것 만으로도 이책에 주는 가치를 높여주는 일이니까.

빨리 지나쳐 버렸거나 아무 의미없이 써왔던 모든 단어나 일상이 이책은 통과하고서는 결코 그렇게 되기 쉽지 않다.

고찰..이라고 해야할까? 단순한것을 퍽이나 아름답게 채색하는 힘이 강한 글이라 이책은 읽는 수고스러움을 마구

원하고 있다. 가령, 간섭, 운명, 기억, 시간,소풍, 연습, 안부, 연인, 이해, 인연...다양한 단어들에게 뿜어내는 일상의 어감이 아닌 전혀 새로운

고찰이 느껴져서 순간을 잡아내는 것처럼 이책은 쉬엄쉬엄 읽어나가야 한다.

어쩌면 우리가 느낄 수있는 것은 떨림 그 자체가 아니라 떨림이 지나간 후의 여운일지도 모르겠다. 하고 나는 생각한다. 누군가 머물다가 떠나간 후

빈자리에 남아 이미 지나가버린 열정을 되돌아볼 때의 그 뒤늦은 떨림 혹은 떨림의 여운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느낄 수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

뒤늦은 자각이 마음을 흔든다. (18P)

나도 이책을 덮고 나서 나만의 방식으로 이책을 이해한다.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 진짜 읽혀진 책이겠기에 이렇게 책에 대한 나의 느낌을

쓰는 동안에도 자꾸만 여운을 느껴보려고 한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책속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다 다르다. 내 느낌대로 이해하고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일거다. 제목처럼 마음이 기울어지는 순간이 올거다.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이책을 만나기 위해서는

나에게 필요한 휴식이 너무 절실할때 인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