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은 <캣칭 파이어>, <모킹제이>와 더불어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시리즈다. 이 시리즈가 처음 나왔을때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극찬하던 소리를 들었다. 읽어봐야지라고 생각만하다 잊혀졌던 소설인데 이번에 <헝거게임>의 영화화를 계기로 읽어보게 되었다.

 

페허가 된 북미 대륙에 독재국가 '판엠'이 건설된다. 판엠의 중심부에는 수도 '캐피톨'이 라는 이름의 수도와 12구역이 존재한다. 헝거게임은 캐피톨을 향해 반란을 일으켰던 대가로 12구역에서 매년 소녀 소녀 한 명씩을 뽑은 후, 한 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고 죽이게 하는 잔인한 게임이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은 24시간 리얼리티 TV쇼로 생중계된다.

 

이미 많은 분들이 언급하셨듯이 완전 서양판 배틀로얄이다. 하지만 헝거게임은 배틀로얄보다 더 잔인하다. 아이들이 살기위해 다른 사람을 죽이는 걸 리얼리티 TV쇼로 중계하며 즐기는 추악한 어른들의 모습은 참으로 역겹다. 이 더러운 게임엔 심지어 12살짜리 아이까지 참여하며 비정함의 끝을 보여준다. 서로 죽이는 장면을 끔찍하게 묘사하지 않은 것만이라도 고마움을 표시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참 씁쓸하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느냐라고 물으신다면, 참 아쉽게도 재미는 있다. 나 스스로도 참으로 모순된다고 느끼며 나 역시 소설속 추악한 어른들과 별반 다를바 없는것 같아 부끄럽다. 읽는 내내 지겨울 틈이 없었다. 마지막 끝까지 쭈욱 달리고야 말았다. 특히 여주인공 캐릭터가 나름 신선했다. 대부분 트와일라잇이후로 쏟아져나온 판타지 소설속 여주인공은 언제나 남자한테 의지하고 의존적인 인물로만 그려졌다. 그러나 헝거게임의 여주인공 켓니스는 누군가에게 기대기보다는 스스로 이 모든 역경을 헤쳐나간다. 그 점 하나는 맘에 든다.

 

소설이니까 그냥 재미로 받아드려야지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신다면 할말이 없지만 별로 추천하고싶지는 않다. 특히 아이들은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긴하다. 아..모순되어라..ㅡ.ㅡ;;

 

그런데 살짝 걱정인 것은 이야기의 마지막을 읽으니 다음권에서는 피타와 캣니스 그리고 게일의 삼각관계가 그려질 것만 같다. 그리고 캣니스가 그 둘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전개가 예상된다. 아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만약 정말 그런 시시한 전개로 흘러간다면 안보겠다. 작가 수잔 콜린스가 다음 이야기 <캣칭 파이어>에서는 좀 더 희망적인 이야기와 함께 통속적이지 않은 기발함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