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는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를 시작으로 즐겨읽기 시작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유머미스터리. 그의 소설들은 하나같이 유쾌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참 좋다. 머리가 복잡한 날, 날씨가 꿀꿀한 날 그런날 딱 읽기 좋은 소설이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소설에서 치밀한 트릭과 무거운 주제를 얻으려 한다면 분명 실망하겠지만 가볍고 유쾌한 이야기를 원한다면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그런면에서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만화같은 표지를 보는 순간부터 왠지 즐거워진다. 알고보니 일본판과 표지가 똑같다. 표지가 이뻐서 그냥 한국판에도 그대로 가져왔을까? 허나 그건 오산! 바로 표지 자체가 트릭이기때문이다. 그러니 바꾸면 재미가 없지!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으시면 비밀 댓글로 물어보시길..내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들려드리리다. 밝히면 스포가 되는 관계로..ㅡ.ㅡ;;) 표지에서부터 한방 먹고 들어갔다. 하하하 즐겁소. 참으로 즐겁소.ㅎㅎㅎ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의 주인공은 키리가미네 료이다. 키리가미네는 코이가쿠보가쿠엔 고등학교 학생이며 탐정부에서 부부장을 맡고 있다. 이 허접한 탐정은 여러가지 사건에 휘말리는데 그 실력이 참으로 허접하다. 결국 완벽한 풀이는 항상 다른 누군가의 도움으로 마무리 된다. 읽고 있으면 탐정만화를 한 편 보는 느낌이다. 그래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술술 읽힌다.

그리고 이 소설은 참으로 착한 소설이다. 추리소설이지만 시체하나 살인장면하지 나오지 않을 정도로 건전하다. 더불어 트릭역시 크게 복잡하지 않아 같이 생각하는 재미까지 더해준다. 추리만화를 좋아하는 자녀분이 있으시다면 만화대신 이런 책을 주어도 좋을 것 같다. 아주 건전한 추리 소설이다.

 

음 그런데 읽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도대체 탐정부 소속인데 탐정부원들은 왜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 것인가? 키리가미네가 부부장이면 부장은 누구지?같은 허접한 생각이긴한데 궁금한건 어쩔 수 없다. 오호~ 그런데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서 이 궁금증을 확 날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 이 소설이 코이가쿠보가쿠엔 고등학교 탐정부 시리즈의 번외편이라는 것이다. 이 시리즈에는 <초보 탐정들의 학교>, <살의는 반드시 세 번 느낀다>가 있다고 한다. 음, 번외편부터 번역되어 출간되다니 좀 독특한것 같다. 보통 본편이 나오고 번외편이 출간되야 하는게 아닌가? 본편 두권이 궁금해진다.

 

<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느 2011년에 NHK에서 라디오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이어서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한다. 영화로 나와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 나중에 영화로 나오면 챙겨봐야겠다. 얼렁뚱땅 허접한 고교생탐정 꽤 귀여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