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 '계절들(Die Jahreszeiten)'의 작가는 '페터 빅셀(Peter Bichsel)' 이다. 그는 스위스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스위스의 모든 교과서에 글이 실려 있을 정도로 스위스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작가로 불리워지고 있다고 한다. 또 스위스 작가들 가운데 가장 과감한 사회 참여를 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옆 욕실에서는 수도관에서 물이 새어 나와 벽 속으로 축축하게 스며들고있다. 침실벽 페인트는  겹겹이 벗겨져 떨어지고 있다.(p.7)

 

주인공인 '키닝어'는 이 방에서사는 입주자이지만 한편으로는 작가의 분신이 되어 그의 눈에 비치는 모든것을 작가를 대신해 이야기한다. 소설속에서 소설을 쓰는 '나'는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 '페터 빅셀'의 자화상이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곳은 스위스의 한 작은 마을이다.  등장하는 집은 우선 입주자로 하여금 근심걱정에 시달리게 만드는 허술한 집이다. 집은 소설의 중요한 배경이 되고있는데 집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그가 살고 있 집에 이어 방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구며 믈건들로 이어지는데 스페인 물항아리에 스며있는사연을 이야기 한다. 그의 집근처에 있는 역이야기, 이웃 사람들의 변함없는일상 들과 시간의 흐름으로 인한 계절의변화같은 것들이다. 그의 소설은 이처럼 잔잔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작가는 어떤 것도 설명하지 않고 그저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묘사하지만, 현대인의 소통 단절을 느끼게한다. 방과 그안에서 사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의 주위에서 벌어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묘사를 통해 소소한 일상에 대한 묘사는 초등학생의 일기처럼 단조롭지만 그만큼순순함도 담고 있는듯 하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작품은 1967년도에 발표한 오래된 작품으로 40여년이나 지났지만 지금시대에 읽어보니 작은 이야기들에서 통찰을 담고있는 작가의 이야기는 복잡함을 단순화해 보여주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가만히 뒤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란 느낌이 든다. 이소설을 쓸때 작가는 작은 마을의 초등학교교사로 일을하였다고 한다. 스위스라는 그것도 도회지가 아닌 작은시골마을이배경이 되었고 그 평화로운자연속에서의 별 변화없는 일상를 그리고 주위사람들의 이야기에서는 커다란 변화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그저 평화롭게 보이는일상이다. 드라마틱한 모티브나 스토리가 있는것은 아니었지만 마치한편의 수필집을 읽는것 처럼 평화로운 전원에서 보낸 많은 계절들을 통해 진정 작가는 생의 어떤 부분을 느꼈을까?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었다.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책상은 책상이다'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그의 작품중 하나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 작품의내용도 많이 궁금해진다. 그 작품도 이런 풍의 묘사가 이야기의 중심이라면 한번 꼭 구해서 읽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