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는 함민복 시인의 세 번째 에세이집이다. 저자를 '긍정적인 밥' 이란 시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되었다. 거침없는 것 같으면서도 정갈하게 계산된 듯한 시인 함민복 씨의 언어가 참 좋았다.'강화도 시인'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함민복 시인은 강화도에 살고있다. 그는 96년 강화도로 이사를 와 물고기 잡는 친구들 배를 십여년 타기도 했고 벌에서 낙지랑 조개를 잡으며 서해 물고기 공부를 하며 살고 있다. 그가 살고 있는 집은 바닷가 길옆에 있다. 웃채와 아랫채의 양철 지붕인데 하나는 붉은 색이고 하나는 푸른 색이다. 그는 이집을 자금성과 청와대라고 말한다.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는 자금성과 청와대에서 그는 가난한 풍족과 자유을 누리며 살고있다. 현실은 항상 그를 배고프게 하지만 마음은 혼자서 그리움에 산다. 

시인의  다정다감한 시와 같이 그가  쓴 수필에서는  사람사는냄새가 전해지는 느낌으로 모든 삶의 진리가 차츰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 든다. 인터넷에도 없는 낙지 잡는 법에서는 동네 친구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낙지 쉽게 잡는 법을 포기하고 낙지잡는 법이라해서 지름길을 찾기를 포기하고 낙지밥는법을 스스로 하나하나 힘겹게 터득할 때마다 신이났던 기억에서 그는 몸소 체험하지 않고는 쉽게 가는길을 터득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깨닿는다. 세상사는 이치를 느끼게 해주는 글이다. 또한 군사정권시 해안초소의 초병들에게  봉변당했던 일화와 동네에서 어린 손녀딸과 둘이 살던 할머니가 손녀딸 옷한변 사주려고 미역을 주우려 나갔던 해안가에서의 참변을 전해들을때는 참으로 서글픈 느낌으로 다가왔다.그의 작품에는 유독 길이 많이 등장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의  '길'도 추상적인 "길"이 아닌, 우리가 늘 다니고 있는 그 길 위에서 쓴 듯한 느낌을 전하려 한것은 아닐까 싶다.

인간은 누구인들 그런 그리움이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살아가는 힘이기도 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