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에서 잃어서는 안 될 신뢰

 

아들은 지난 6개월 동안 어떤 중요한 계약을 진행시키는 과정에서 회사의 역량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회사 내부 사정을 장래의 고객에게 들려주어야만 했다. 그것은 계약 사항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단계에서 계약을 체결한다는 암묵적인 이해가 전제된 후의 일이었다. 하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고 아들은 상대의 상도덕성 결여에 화를 내고 있다. 아들의 입장에서 보면 계약과 교섭을 위한 상대의 대화 부분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RGM과의 계약을 놓쳤다는 보고를 들으니 안타깝구나. 네가 이 계약에 얼마나 기대를 걸었고 무사히 계약을 맺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알고 잇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비참한 결말을 맞았으니 지금 너는 어마도 정당한 이유를 들어 상태를 원망하고 있겠지. 하지만 아들아, 너는 그것 때문에 힘을 허비하거나, 낙천주의와 열정으로 다른 계약을 추구할 의지를 잃어버려서는 절대 안 된다. 네겐 낙천적인 성격과 열정이라는 귀중한 자산이 있지 않느냐.

 

2, 3년 더 이 세계에서 경험을 쌓다 보면 전폭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게다. 따라서 현명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무장을 하고 상태와 맞선단다. 타인을 믿어야만 하는 경우에도 약간의 사전 지식, 이른바 안전장치가 필요한데, 이 안전장치의 형태가 매우 다양하단다.

 

먼저,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 배경을 탐색해라. 사람은 대게 습관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란다. 게임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몇 번인가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마음에 상처를 입힌 일이 있을 게다. 그리고 상처를 받은 사람은 마음속 어딘가에 약간의 복수심을 품게 되어 대게 그러한 일을 기억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상담을 진척시키려는 상대에 대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세히 조사하라고 권하고 싶구나.

 

두 번째로 친절은 항상 회사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네가 제공하는 것처럼 여겨지도록 노력해라. 고객은 회사라는 존재를 그다지 실감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고객은 회사를 상대로 상담을 진척시키는 것이 아니라, 너와 개인적으로 거래를 하고 있단다. 그런 만큼 네가 항상 믿음직스러우면서 성실한 태도를 보인다면 고객은 회사가 아니라 너를 신뢰하고 계약이 무난하게 이행되리라고 확신하게 된다. 물론 우수한 부하 직원이나 최고의 설비 그리고 경영 방법으로 상대의 주의를 끄는 것도 나쁘지 않단다.

 

세 번째, 가장 중요한 점인데, 잘못된 일 때문에 네 품성에 흠이 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일로 네 품성을 손상시키지 않았으며 너 자신이나 회사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지도 않았다(혹시 그랬다면 당연히 머리를 감싸 쥐고 있을 테고, 나도 너에게 몸을 낮춰 재빨리 한 방 날리라고 말했었겠지. 어디에 한 방 먹여야 될지는 너도 알 거다.)

 

너도 알고 있었겠지만 너는 성실한 인격을 갖추고 있다. 다만 이번 경우에 상대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사람이 업계에서 장기간 살아남을 가능성에 나는 단돈 한 푼도 걸고 싶지 않단다. 물론 그런 사람도 우리를 속이 것처럼 이 사람 저 사람을 속이면서 당분간 연명할 수 있겠지, 하지만 이 세계는 좁다면 좁은 세계이다. 따라서 성실함이 결여된 행동의 대가는 언젠가 반드시 치르게 된다. 그러니까 이전에도 말한 것처럼 다른 사람 걱정까지 할 필요는 없다.

 

성실한 인격의 소유자란 간단히 말해 수준 높은 도덕적 생활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다. 즉, 그 사람의 일상은 언제나 성실하고, 정직하고, 솔직하단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바로 그와 같은 특성이 장기적인 성공을 얻은 생명력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고객과 약속한 내용을 살짝 빼먹는 방법으로 이익을 누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긴 안목으로 볼 때 그런 수법은 실패의 첫걸음일 뿐이란다. 그래서 승자들은 약삭빠른 행동을 전염병이라도 되는 양 멀리하는 것이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처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철칙 중 하나이다. 아유브칸은 이렇게 말했다.

 

신용은 가느다란 실과 같아서 한번 끊어지면 다시 연결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위즈덤하우스, [인생의 고비마다 CEO아버지가 답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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