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중요한 것은 듣는 ‘태도’가 아니다. 듣는 ‘목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의실에 들어가면 기계적으로 ‘경청 모드’가 된다. 시끄럽지 않게 회의실 문도 닫고, 상대방과 눈도 맞춰주고, 간간이 메모도 한다. 들은 것을 입으로 따라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내가 당신 말을 열심히 경청하고 있다’는 표시다.

 

정작 목적을 가지고 경청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듣기의 핵심은 여기에 있는데 말이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왜 들으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회의에 들어가는가? 그렇지 않더라도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대부분이 그러니까 말이다. 실제로 내가 만나본 현명한 리더들도 자신이 목적을 가지고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었다. 이들은 항상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충분히 생각하고 회의에 임했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고개를 끄덕여주지 않았다. 이들처럼 목적을 가지고 경청해야만 위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리고 결정된 사항을 올바르게 실행할 수 있다.

 

현명한 리더들은 크게 세 가지 목적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했다. 첫째는 정보 수집을 위해서였다. 경청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이렇게 하려면 내가 알고 있는 부분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회의에 들어가야 한다. 올바른 경청 대상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스타벅스의 스미스 사장이 시골에 매장을 열기로 결심하고 마을 사람들을 직접 찾아갔듯이 말이다.

 

둘째는 솔직한 의사소통을 위해서였다. 후환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언을 할 수 있으려면 솔직함의 문화가 필요하다. 리더의 역할은 이러한 직원들의 직언을 경청해서 ‘쟁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야만 반대자의 우려와 두려움을 해소해주고 찬성자의 지지를 결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인의식을 길러주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위대한 결정이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어떤 결정에 대해 책임을 추궁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이 존중 받기를 원한다.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해줘야 결국 직원들도 자신이 내린 결정인양 주인 의식을 가지고 따르게 된다.

 

리센룽 수상이 공무원 퇴직 제도에 개혁의 칼을 들이댄 것도, 백스터의 룩스 사장이 ‘내 새끼’처럼 여기던 케어마크를 독립시킨 것도, 라일리 장관이 ‘바다 살리기’ 작전을 개시한 것도 모두 목적을 가지고 여러 의견을 경청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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