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룻거스 사장은 어떻게 1년에 4백 명이 넘는 고객들을 찾아갈 생각을 했던 것일까? 빌 조지 사장이 복잡한 수술을 참관하고 직원들과 만나 신제품 개발이나 해결 방법을 상의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현장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보원을 찾아가는 것을 최우선 과제이자 일상 업무로 삼았다. CEO로서 해야 할 많은 역할들이 있었지만, 걸러지지 않고 편견 없는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다. 수술실이나 생산 현장을 직접 찾아 대화를 나누는 일만큼은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았다.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시각을 통해 한번 걸러진 정보는 빈약하고 모호하며 모순되기 쉽다. 현명한 리더들은 원하는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올바른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보원에게서 직접 수집한 정보는 다른 데이터와 비교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다른 사람의 시각이나 선입견으로 걸러진 정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부서 저 부서, 이 사람 저 사람을 거치다보면 정보는 수정되고 요약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걸러진 정보로 작성된 보고서나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문제의 핵심을 관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요한 부분을 놓치거나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의사 결정권자들에게는 조작이나 해석을 거치지 않은, ‘현장에서 갓 잡아 올린’ 생생한 정보가 필요하다.

 

둘째는 2차, 3차로 걸러진 정보와는 달리 미묘한 상황과 섬세한 차이까지도 전달한다는 것이다. 가공을 거친 보고서나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고객들의 요구나 불만 같은 ‘현장 정서’를 잡아낼 수 없다. 현장 정서는 비즈니스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파악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높은 고객을 발굴하거나 재정 부족에 시달리는 부서의 불만을 알아낼 수 없다. 의사 결정권자들은 현장 정서를 읽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최상의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현장 정서는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장 정보원에게서 수집한 정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가공된 정보는 현실을 왜곡해 근거 없는 자신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제품 성능은 어떤지, 직원들의 불만은 무엇인지, 고객이 실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해야만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보고서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제공된 정보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내용과 비교해 보라. 그래야만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있고, 이는 곧 정확한 의사 결정으로 이어진다.

 

정보원과의 접촉 방식도 재고해봐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상태와 개선 방향을 알아내려면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고객 방문은 대부분 ‘동등 계층’ 간에 이루어지고 있다. CEO끼리 만나거나 영업 사원이 구매 담당자를 찾아가는 식이다. 이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가장 유용한 현장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고객의 밑바닥으로 침투해 ‘최전선’에서 일하는 실무자의 핵심 요구를 파악해야 한다. 대형 병원의 구매 담당 부사장은 수술실에서 의료 장비를 사용해 본 경험이 없다. 이와 달리 의사들은 실제 사용자이기 때문에 제품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CIO(Chief Information Officer)와 일선의 정보 관리자는 기술 요구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를 수 있다.

 

먼저 정보원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라. 가장 쉬운 방법은 회사 내에서 이들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업 팀 직원이라면 고객 신용 팀을 방문해 고객의 신용 등급이나 신용 상태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제품 개발 팀은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회사 밖에도 현장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는 많다. 잠재 고객, 고객의 고객, 경쟁업체나 공급업체, 정부 규제 기관, 투자 기관, 언론계와 학계 전문가 등이 모두 정보원이 될 수 있다.

 

정보원 방문을 일상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정보원 찾기에 우선순위를 두고 끈기 있게 찾아 다녀야 한다. 이제부터 만나 볼 세 명의 리더들은 현장 방문을 강력한 ‘비즈니스 도구’로 활용한 사람들이다.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도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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