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일정표 이렇게 활용하라

물건을 준비해서 가방에 넣을 때마다 가슴일정표를 확인하면 "아, 깜빡하고 놓고 왔다!" 하고 소리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덕분에 나는 물건을 깜빡하고 안 챙겨가는 일이 크게 줄었다.

가슴 일정표를 만든 지 벌써 15년이나 됐는데, 회사를 안가는 주말이나 휴가 때도 가슴일정표가 머리를 맑게 해주고 지적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손에서 놓지 않는다. 게다가 하루에 들어가는 잉크 값도 얼마 되지 않으니 금전적인 부담도 적다.

이와 같이 나는 깨어 있는 거의 모든 시간에 볼펜, 포스트잇, 가슴 일정표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 그래서 언제든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아이디어는 포스트잇에 메모해서 가슴일정표에 붙였다가 나중에 컴퓨터에 입력한다.

가슴일정표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잉크가 잘 나오는 볼펜이 있어야 한다. 사실 나는 오랫동안 만년필을 써왔지만 양복에는 무조건 볼펜을 꽂아둔다. 만년필은 잉크가 빨리 닳고 쓸 때마다 뚜껑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급한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는 볼펜을 따라올 필기구가 없다. 그런데 이왕이면 좋은 볼펜을 하나 장만하기를 권한다. 다소 비싸더라도, 개점 기념품이나 사은품 등으로 주는 볼펜은 질이 나빠 조금만 쓰다 보면 잉크가 흐르거나 잘 안나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공짜니까 나 역시 기분 좋게 받기는 하지만 이런 볼펜은 그냥 사무실 연필꽂이에 꽂아두고 막 쓰다가 버린다.

가슴일정표를 위해 갖고 다니는 볼펜은 반드시 좋은 것으로 장만해 급하게 작성해야 할 때 볼펜이 제대로 안 나와 낭패를 보는 일이 없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