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말보다는 정확한 말을 사용해주세요

보통 아이와 대화하면 자연스럽게 아기말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요. 돌전까지는 크게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말을 하기 시작한 아이에게는 될 수 있는 한 ‘따라하면 좋을 말’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여전히 아기말을 사용한다고 해서 굳이 정정해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작게나마 아이 나름의 사회생활이 시작되면 아이의 어휘는 바뀌게 마련이니까요. 아이의 말을 정정해주려고 수고하는 대신 한마디라도 더 가르쳐주고 들려주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또 아이들이 말을 할 때 발음이 안 돼서 ‘했어요’를 ‘해쩌요’로 하는 경우를 어른이 그대로 받아 하는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처럼 오히려 어른이 아이의 말을 재생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어른처럼 ‘했어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은 발음하기 버겁기 때문에 ‘해쩌요’라고밖에는 표현이 안 되는 거죠. 우리가 영어를 잘하고 싶어도 원어민처럼 ‘r’를 잘 굴리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인 셈이죠. 바른 소리는 알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입니다. 물론 아이의 경우는 자라면서 서서히 혀가 더 능숙하게 움직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발음이 고쳐집니다. 

특히나 말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저는 ‘자연스럽게’를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영어든 우리말이든 억지로 구겨 넣는 게 아니라 어느 언어든 ‘자연스럽게’ 젖어들게 하는 게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잘하는 이유가 바로 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말을 배웠기 때문이니까요. 앞서 어른이 아기말을 따라하는 경우를 잠깐 말씀드렸는데요. 모든 아기말을 정정해가면서까지 아이에게 바른 발음을 들려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엄마가 보아 내 아이에게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수준과 시기에 맞춰 그에 따라 서서히 교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에는 말을 시작하는구나, 하는 판단이 들고 어른의 말을 이해하는 수준이 한 단계 껑충 뛰어올랐다 싶을 때부터는 아기말을 많이 줄이도록 했습니다. 완전히 안 쓰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어렵고 아이에게 갑자기 높은 수준의 언어생활을 요구하는 것 또한 힘듭니다. 참고로 서연이의 경우는 그 시기가 20개월 전후였어요. 

-예담 『아이언어성장 프로젝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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