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영"이라는 배우의 연기력을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편이었던지라 관람전과 관람후의 생각이 판이하게 다르게 바뀐 영화가 되었다.



자살사건이 생겼을 때 기관사들의 처리 절차를 담담하게 읖조리는데 그게 정말 끔찍하게 다가 왔다.

흩어진 시체조각들을 주워 모아 빨리 치우고 목격자의 연락처를 빨리 받아 적은 뒤 종착역까지 열차를 운행한 다음 경찰서에서 조서를 작성한다는...

그런데 그것보다 열차 앞유리창에 부딪치는 자살자의 머리, 그리고 깨어지는 유리...

사실 이 장면을 똑바로 보지 못 했다.

공포영화도 아니었는데 오히려 어떤 공포물보다 더 끔찍했다.

단지 모자를 얼굴에 둘러쓴 머리가 유리에 부딪치는것 뿐이었는데...

그리고 그 자살자는 바로 그에게 잡지와 간식을 전해주던 그 여인이었다.

지하철 기관사들의 고충이 확연하게 전달되는 영화였다.

분명히 주제는 지하철 기관사들의 고충을 다루는게 아닌데...



"김강우"라는 배우가 모로 누워서 이 이야기를 눈물 흘리며 얘기할 때

"손태영"이라는 배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만수의 눈물겨운 아픔에 비해 한나의 아픔은 가슴에 그렇게 와 닿지 않는데 그게 영화속 상황이 그러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배우의 연기력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한나가 모텔 욕조에서 혼자 읖조리는 장면이 있는데 독일에서 외롭게 유학생활할 때 그 불륜 선배가 어떻게 했었는지 불만같은 걸 토로하는...

하지만 그런 불만을 지금에 와서 얘기한들 무슨 소용인가?

한국에 돌아와 다시 만난 건 그녀 자신이 아닌가?


어쨌든 괜찮은 영화 한 편 건진 느낌이었고

이 영화가 <역전의 명수>와 같은 감독 작품이라는데 또 다시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