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사진이 뒤바꾼 역사의 진실
제 2차 세계대전, 일본의 요새 이오지마에 상륙한 미군해병은 전투중 의례적으로 성조기를 꽂는다. 그러나 이 순간을 담은 사진 한장은 희망을 갈망하던 국민들을 사로잡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의 종식을 알리는 의미가 되었고, 아들이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오리란 희망을 품게했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는 위안과 자부심이 되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제작/음악 1인3역을 맡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한 만큼 <라이언일병 구하기>의 상륙전아우라가 느껴지더이다. <트로이>이후 가장 많은 배가 바다 위에 떠있는 모습을 본 거 같소이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그러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영웅은 없다'' 그들은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것 뿐이라는. 각종 만화 속 맨과 초인적영웅들을 스크린에 등장시키며 미국의 영웅심을 고취하는 기존의 할리우드 상업영화와는 정반대이면서도 보는 자신이 미국인이냐 아니냐에 따라 자긍심과 무심이 교차할겁니다. 시종 성찰적이고 평온하며 관조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카메라앵글이 특징이라고 할까요. 작은소품음악으로 나른하게 끝내는 마무리까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명화였답니다. 다만 2차대전 우리나라 한국은 일제치하에 있었기에 미국과 일본의 전쟁이 반추되는 게 뼈속깊이 와닿지 않는다는 게 흠이라면 흠일까요. 가슴 찡한 감동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너무도 인간적이지만 깊은 공감이 모자란 건 누구의 탓도 아닐겁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