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네프스키 거리보다 더 나은 곳이 페테르스부르크에는 없을 것이다. 이 거리가 있음으로 해서 이 도시가 있는 것이다. 페테르스부르크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거리에서 훌륭하지 않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이 거리에 사는 사람은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그 어떤 행복의 대가로서 이 네프스키 거리를 잃고 싶어 하지는 않으리라는 걸 나는 확신하고 있다.
멋진 수염을 기르고 근사한 프록코트를 입은 스물다섯 청년 뿐 아니라 머리가 은쟁반처럼 미끈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네프스키 거리를 크나큰 자랑으로 알고 있다. 또한 숙녀들은 숙녀들에게 있어서는 네프스키 거리란 훨씬 더 유쾌한 존재다. 어쨌든 이 거리가 유쾌하지 않다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네프스키 거리에 발을 들여놓기가 무섭게 감상에 젖어버린다.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어 이곳에 온 사람이라도 으레 그 일이라는 걸 잊어먹게 마련이다
(/ 본문 중에서)

블루에이지 세계문학' 4권. 러시아 작가 니콜라이 고골의 작품집이다. 이 책에 수록된 '외투', '코', '광인일기' 등은 감상적인 이른바 '우크라이나 이야기'에서 벗어나 페테르부르크의 생활을 날카로운 풍자로서 묘사한 작품이다. 작가가 몸소 경험한 소관리사회의 현실생활을 주제로 한 고골리의 '관리 이야기들'이라 하겠다.

목차
공지영 추천사

외투
코
광인 일기
네프스키 거리
마차
초상화

N.V.고골리의 생애와 작품세계
N.V.고골리의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