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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잊지 못할 <대한민국> 감성여행기]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명소 감성여행지를 따라가며 마음을 힐링하다-

<전국을 소유할 수 없어도, 이용할 수는 있다. 전국이 나의 정원이다> 극단적인 생각도 치유해주는 마을이 있다고 한다. 해남의 명물인 김이 생산되는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곳 땅끝마을이다.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꼭짓점에 한반도 최남단 뭍의 끝을 형성한 것이 대서양과 인도양을 한 점에 모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희망봉'을 연상케 하는 새로운 희망의 출발점으로 '극단적인 생각'을 갖고 오더라도 새로운 희망을 안고 되돌아가게 되는 곳이라고 한다. 이처럼 힐링이 되는 전국의 40곳을 모아 소개한 <내 인생에 잊지 못할 대한민국 감성여행지>는 말 그대로 돌아서서 잊혀지고, 감흥이 퇴색해버리는 여행이 아닌, 눈과 귀와 가슴이 하나 되어 느낄 수 있는 여행을 고스란히 담아 독자로 하여금 잊지 못할 감성여행을 저자만의 스타일로 펼쳐 낸 책이다. 이 책의 저자 <남민>은 부동산학을 전공하고, 신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힐링 여행 전문 작가다. '대한민국 완전정복'을 꿈꾸고, 여행을 통해 <역사.인문.지리.인물.민속.문화를> 깨달으며, 여행의 참 의미를 찾아가보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독자와 함께 나누려는 그의 노력은 이미 '남민 기자의 천천히 걷는 감성여행 블로그 '테마있는 명소'를 통해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만큼 이 책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돋보인다. 저자는 "힐링명소라고 해서 굳이 거창할 것도 없다. 보고 듣고 느껴서 몸과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이면 모두 힐링명소"라고 할 만큼 여행의 자유로움과 지나온 세월 속 그대로의 발자취를 독자와 함께 나누고 싶은 40곳을 소개한 책으로 한 곳 한 곳 그의 자취를 따라갈 때마다 그동안 내가 여행 했던 것은 아주 짧은 견식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명소에 대한 설명과 보충 삽화를 통해 지역적 특색과 흥미로운 정보등을 소개하고, 엮은 책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그 지역에 담긴 역사와 곳곳에 담긴 정취를 글로써 풀어내어 전체적인 배경 지식을 깊이 있게 소개하니, 생소한 지명도 다시 생각이 날 정도로 작가가 원하는 여행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그동안 여행을 하고 돌아서면 잊혀지는 게, 사는 게 바빠 회상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잊혀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무생각 없이 바라만 보고 사진 몇장 찍어오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충분히 인터넷으로 떠도는 명소의 실물을 스캔하고 오는 데에 의의를 두지 않았나 싶다. 체험하고, 향취를 느끼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흐름을 알면 알 수록 여행이 재미있고, 바라보는 관점의 깊이가 달라지면, 그만큼 진한 여운과 감동으로 여행을 하며 느꼈던 부분을 오랫동안 아니 평생 가슴에 담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마치 영어단어를 외울 때 무작정 단어를 외울 때보다 스토리를 만들어서 외울 때 더 많이 연상되고 잘 외워지는 것 처럼 한번 뇌리에 박히 지식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남아있는 것 같이 이 책에 소개된 40곳의 여행지 만큼은 책을 덮은 이 후에도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 것이다. 부끄럽게도 40곳 중 내가 그동안 가본 곳은 단 두 곳 뿐이다. 읽으면서도 내가 그 곳을 다녀왔었나? 생각이 들만큼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었다. 그 중 한 곳을 소개하자면, <공주 무령왕릉,송산리 고분군>편에서 '배우 현빈보다 잘생긴 무령왕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무령왕을 묘사하기를 "키가 8척이나 되고 눈썹과 눈은 그림 같았다. 성품은 인자하고 관대해 민심이 그를 따랐다'고 한다. 여기서 8척은 검색 해보니, 184cm로 지금의 성인 남자 키로도 큰 키에 해당하는데, 잘 생기기까지 했다니, 어떻게 생겼을 지 너무도 궁금하기도 하고, 실제 무령왕의 동상은 있지만, 만들어진 탄생비화도 또한 재미있다. 무령왕과 같은 공주출신의 잘생긴 50~60대 남성 10명 사진을 합성하여 얼굴을 묘사했다고 한다. 그저 유추일 뿐이니, 생각만큼 잘 생겨 보이지 않아도, 실제로는 훨씬 잘생겼으리란 믿음이 있다. 그 외 퇴계의 <성학십도>의 탄생비화가 담긴<영주 소수 박물관, 선비촌>, 춘향전 '이몽룡'의 실존 인물 고향집을 다룬 <봉화 이몽룡의 생가, 계서당> 특히 이몽룡 실제 인물 성이성이라는 인물이 "암행어사 출두여"를 외치기 전 신분을 숨기고 읊었다던 시는 감탄이 절로 나올만큼 읽고 또 읽었던 부분이다.
"동이 안의 맛있는 술은 천 사람의 피요(樽中美酒天人血,준중미주 천인혈) 소반 위의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며(盤上佳肴萬姓膏,반상가효 만성고) 촛물 떨어질 때에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燭淚落時民淚落,촉루락시 민루락)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성 높도다(歌聲高處怨聲高,가성고처 원성고)" 시대적인 배경을 알 수 있는 구절로, 춘향전의 발원지로 봉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문경, 문경새재>편에서 괴나리봇짐 진 선비들이 가장 선호했던 길로 문경새재를 "장원급제의 길"로 불릴만큼 동래에서 한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고 한다.
이 곳에서도 선비들의 애환을 담은 시가 한편 나오는데,
"험한 길 벗어나니 해가 이우는데, 산자락 주점은 길 조차 가물가물 산새는 바람 피해 숲으로 찾아들고 아이는 눈 밟으며 나무 지고 돌아간다 야윈 말은 구유에서 마른 풀 씹고 피곤한 몸종은 차가운 옷 다린다 잠 못드는 긴 밤 적막도 깊은데 싸늘한 달빛만 사립짝에 얼비치네" -새재에서 묵다(宿鳥領, 숙조령), 이이- 이 시를 읽으니, 이 길을 걷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을 듯 싶다.
그러고 보면, 역사는 지루한 학문이 아니라, 살아온 과정 속 일부이고, 인생의 길을 닦는 여정인 듯 싶다. 여행도 마찬가지로 역사를 통해 인생의 길을 닦는 소통의 장이고,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 힐링의 꽃이라 할 수 있다. 가물했던 역사 이야기를 통해 여행이 보다 재밌고, 과거로 돌아가 걷는 기분으로 문경새재 과거 길을 걸으며, 잠시나마 선비의 마음이 되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로 유명한 <합천 영상테마파크>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을 소개한 이 책은 따로 가이드가 필요 없을 정도다. 마지막 저자와의 인터뷰를 끝으로 이 책의 여정은 끝이난다. 여행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를 때 참고하면 좋을 듯 싶다. 나는 홀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만약 누군가와 함께 가게 된다면, 이 책을 참고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보다 생생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좁은 국토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다녔어도 내가 가본 곳을 꼽아보니 그저 작은 점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땅이 이렇게 넓었던가? 소유할 수 없어도 이용할 수는 있었다. 정원의 크기는 대한민국 전체이니 내가 가장 부자다. 나는 오늘도 이 풍요를 누린다." -전국의 정원에서 매원 남민-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여행에 대한 보통의 내공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아무생각 없이 떠나라는 말은 정말 아무 생각없이 눈도장을 찍고 오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저자의 말대로 마음의 울타리를 걷어치우고, 대한민국 전체가 나의 정원 그리고 모두의 정원으로, 보고 느끼고, 평생 기억에 남을 만큼 감흥을 불러일으킬 저마다의 힐링 여행을 떠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