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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는 편견이 있어요.

스테레오 시스템이라고 하는 이 고정화된 편견을 없애기란 쉽지 않은데요,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해서는 마음의 벽을 스스로 허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입장의 차이, 관점의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을 통해 조금씩 편견을 줄여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어요.

책을 읽으며 교육과정 6차 국어 읽기 교과서에 나온 '모서리'라는 시가 떠올랐어요.

자신에게 있는 모서리는 모른 채 남의 모서리만 탓하느라 눈을 흘기는 시예요. 한번 읽어 보세요.

모서리(이혜영)

"아야!

아유, 아파."

책상 모서릴 흘겨보았다.

"내 잘못 아냐."

모서리도 눈을 흘긴다.

쏘아보는 그 눈빛이

나를 돌아보게 한다.

어쩜 내게도

저런 모서리가 있을지 몰라.

누군가 부딪혀 아파했겠지.

원망스런 눈초리에

"네가 조심해야지."

시치미뗐을 거야.

모서리처럼

나도 그렇게 지나쳤겠지.

부딪힌 무릎보다

마음 한쪽이

더 아파 온다.

<앵무새 죽이기>가 1931년에 일어났던 스코츠보로 재판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추측한다.

앨라배마 주로 가던 화물차 안에서 흑인 청년과 백인 청년 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흑인 청년들은 체포되고 백인 여성은 거짓으로 흑인 청년들이

자신들을 강간했다고 주장한 나머지 무려 20년이나 법정 공방이 계속된 유명한 사건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앵무새 죽이기>는‘앨라배마에서 생긴 일’을 원작으로 하는 소설로,

1930년대 미국 남부 소도시를 배경으로 뿌리 깊은 흑백 인종차별 문제를

주인공 소녀 스카웃의 시점으로 써내려가고 있어요.

인종차별과 편견 등의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전개되어서 그런지

무겁지만 해맑고, 어둡지만 투명하게 이야기를 읽어 나갈 수 있었지요.

스카웃의 아버지 핀치는 강간미수 누명을 쓴 한 흑인을 변호하게 되는데,

단지 흑인을 변호한다는 이유로 주위 사람들은 그를 손가락질하고,

심지어 스카웃과 오빠 젬은 학교 친구들로부터 모욕적인 대우를 받아요.

부당한 강간 혐의로 흑인을 고소한 이웰 씨..

재판이 진행되면서 그들의 고소가 거짓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지만

결국 재판은 흑인 톰 로빈슨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지지요.

투옥된 흑인 톰 로빈슨은 탈옥을 하려다가 총살당해요.

톰은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톰을 죄인으로 만들었던 이웰 가족도 엉망으로 치달아 가죠.

"다수결의 원칙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야."

"이 나라에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도록 창조된 한가지가 있습니다. 거지도 록펠러와 동등하고,

어리석은 바보도 아인슈타인과 동등하며, 무식한 사람도 어떤 대학 총장과 동등한 하나의 인간 제도가 있지요.

배심원 여러분, 그 제도가 바로 사법 제도입니다. (중략)

우리의 법원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어 있습니다."

배심원에게 톰 로빈슨에 대해 변호를 하는 핀치의 모습을 상상하니

얼마 전 본 영화 <변호인>에서 판사에게 큰소리치며 변호를 하는 송강호의 우직한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참말로 이해할 수 없다.”

는 핀치의 말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아직도 인종차별, 남녀차별이 행해지는 곳이 많아요.

이 책의 발간 당시보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는 곳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도 해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신 앞에 평등할 뿐 아니라 누구도 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데 말이지요.

모습이 초라하다고 해서 피부 색깔이 다르다고 해서 그리고 성별이 다르다고 해서 차별받는다는 건

아직도 미성숙한 문화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21세기를 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남을 탓할 것이 아니라 우선 나부터 어떤 편협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한번쯤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다시는 안타깝게 희생되는 톰 로빈슨 같은 앵무새가 생겨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