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역사가 궁금해지는 2013년.
이번엔 중국의 고대사이자 동양 사상의 원천 중 하나인 서경이다.
물론 난 서경을 읽으면서 스팩타클한 뭔가를 원했는데
요순시대를 거쳐 하은주로 내려가는 이 기간에는 별다른 게 없었다.
주가 망하고 나서야 비로서 춘추전국의 각축전이 시작되니.. 나의 기대는 사실 좀 어이가 없었던 게지..
그래도 우리가 자주쓰는 여러말들의 어원을 찾을 수 있고 정치의 기본원칙들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天作孼은 猶可違나 自作孼은 不可逭이다.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으나 스스로 만든 재앙은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사실 살면서 찾아오는 온갖 불행들은 따지고 보면 스스로가 만든것이다.
재수가 없고 운이 없고 사람을 잘못만나고 시대를 잘못 태어나고.. 핑계는 많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면 그건 자기자신이 온전하게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人無於水監이오 當於民監이라
사람은 물을 거울로 삼지말고 백성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라는 뜻이다.
위정자들이라면 반드시 기억해야할 덕목이다.
백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한다.
그건 그가 정치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 물론 특정부류의 백성들만 봐서는 안되겠지만..
厥父母勤勞稼穡이로되 厥子乃不知稼穡之艱難이면 乃逸乃諺旣誕하나이다.
否則侮厥父母曰 昔之人이니 無聞知라.
부모들이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자식들이 그 수고로움을 알지 못한다면 그 자식들은 편히 놀고먹으며 부모를 업신여기고 부모들은 옛사람들이라 아는 것이 없다라고 하게 된다는 말이다.
가슴이 뜨끔한 구절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오셨는지... 그 수고로움이 있었기에 지금 이만큼의 풍요가 있다는걸 깨닫지 못한다면..
지금의 넘치는 제품들을 당연하게만 생각한다면..자식의 교육을 위해 자신들의 현재를 버리신 그 마음을 모른다면
꼰대니 뭐니 하며 부모를 업신여기게 되는것이다.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엄마는 모르면 좀 조용히 해" 따위의 말들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하면서 살아왔을까?
물론 교육의 정도로 보면 지금 우리들의 교육수준이 더 높겠지만... 시대상황이 다른거고 세월이 가져다 주는 연륜이란 것은 학교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을만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그리고 너는 얼마나 부모들을 무시하면서 살아왔나..
이게 다 부모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내 자식에게는 돈버는 티를 좀 내면서 살아야겠다.
다음글 :
아빠의 현대사 
이전글 :
천년의 금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