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라는 긴 제목의 소설을 내놓았다.

책속에는 하루키월드로 가는 티켓이 들어있고..

요란스러운 홍보는 이미 기한이 다 지나서 써먹을때가 없는 티켓이랑 패스포트가 되시겠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 씨는 이름에 색을 나타내는 글자가 없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그 스스로가 느끼기에 특별난 점이 없는 무미건조한 사람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리스트의 순례의 해와 연관되기도 하고 그가 그를 죽음으로 몰고갈뻔한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옛 일을 다시 꺼내 그 사건의 전모를 알기위해 친구들을 하나씩 다시 만나러 가는 여정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다자키 쓰쿠루.

쓰쿠루는 무엇을 만들다의 '作'으로 쓰고 쓰쿠루라 읽는다.

다자키 쓰쿠루는 어렸을 때부터 기차역에 푹 빠져있었고 이제 기차역을 만드는 일을 하니 이름이 그의 인생을 대변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이름에 관한 이야기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주로 써먹는 이야기인데..쓰쿠루의 아버지가 쓰쿠루의 이름을 作이 아닌 創으로 지었다면 쓰쿠루의 인생은 조금 달라졌을까?

그랬다면 역사보수가 아니라 신역사 짓는 일을 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쓰쿠루의 아버지가 선택한 이름은 作의 쓰쿠루이고 그만큼 다자키 쓰쿠루의 인생의 짐은 조금 가벼워 졌을지도 모른다.

 

색채가 없는사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자키 쓰쿠루가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만을 것이다.

자신의 삶에 어떠한 색을 부여할 만큼 자신있는 부분이 있을까? 소설에서 색채를 가진 이들조차 그들의 인생에는 별 자신이 없다.

내가 느끼는 내 인생 또한 다자키의 그것과 비슷하다.

무엇하나 잘하는 것도 특출한 것도 없는 사람.

다만 그와 다른건 나에겐 하고 싶은것도 해야만 한다고 느끼는 것도 없다는것..

그냥 세상의 흐름속에 이리저리 떠다니고 있을 뿐이다.

색채가 없이.. 그리고 순례할 것도 없이..

 

순례의 해.

리스트의 순례의 해 제1년 스위스. 8곡 Le Mal Du Pays..

프랑스어로 전원풍경이 사람의 마음에 불어일으키는 영문 모를 슬픔 또는 멜랑콜리를 의미한다.

이 책에서 Le Mal Du Pays는 전원풍경대신 아름다웠던 과거 그룹의 기억이 영문모를 슬픔을 불러 일으킨다.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것도 어찌보면 과거 그룹에 대한 기억이 슬픔을 증폭시켜 일어난 결과일런지도 모른다.

아니면 진짜 다자키 혹은 다른 누군가의 또다른 자아가 찾아가 그녀의 목을 조른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