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은사이신 최종현 선생님과 프레시안 김창희 편집장이 함께 쓴 오래된 서울..

대학선배이자 두권의 책을 낸 작가인 K양이 직접 만삭의 몸을 이끌고 최교수님이 있는 통의도시연구소까지 찾아가서 저자의 친필사인까지 받아서 갖다주신 대학시절을 헛되이 보내진 않았음을 알려주는 책이라 하겠다.

 

최교수님이 쓴 책이니 당연히 서울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일것이라고 생각했다.

먼저 이 책을 접한 이들의 평은 최교수님의 책이라 어려우나 3부에 가면 김창희 편집장이 쓴 파트가 등장하여 잘 읽힌다는 것.

 

과연 그럴까?

 

과연 그렇다. ㅎㅎ

솔직히 1,2부는 눈에 잘 안들어 온다.

최교수님이야 이미 전부터 고려 남경 시절부터의 서울 역사에 대한 연구를 해오셨던 분이니 하실 말씀이 참 많으시겠지만.. 받아들이는 독자는 남경이 서울인지 모를수도 있는데 첫부분이 지정학적인데다 딱딱한 논문체로 적혀 있어서 더욱 그러한것 같다.

특히나 글과 지리와 역사가 하나로 묶여 돌아가는 이야기들인데 텍스트와 도면이 한페이지에 배치되지 않다보니 넘어가며 찾아보기도 그렇고 고지도는 있고 현재지도는 없는 경우가 많아서 서촌에 살거나, 살았거나, 어지간한 관심이 있는 이가 아니면 이야기가 지형과 매치될 수 없는 구조이다.

나 또한 말로는 도시계획을 하고 있지만.. 서촌은 솔직히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터라 역시나 아리송하고 허공의 뜬구름 잡고 있는 처지였다.

효자동 . 누하동 . 통인동 . 체부동 . 옥인동 . 필운동 .. 다들 이름만 들어본 곳들이라...어느집을 지나 동사무소 옆의 어느곳으로 어떻게 가면 나오는 곳이라는 설명이 전혀 와닿지 않는 것이다.

통의도시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답사를 같이 따라다녔어야 하는 것이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이런 인고의 과정을 거치면 드디어 제3부가 등장한다.

한마디로 인물로 보는 이야기 서촌 쯤 되시겠다.

이완용, 윤덕영, 김가진, 이상과 구본웅, 윤동주와 정병욱, 이여성과 이쾌대, 모윤숙, 노천명, 앨리스현, 이중섭 등 서촌에서 나거나 살았거나 한 인물들을 통해 알아보는 서촌의 이야기는 참 흥미롭다.

 

지도를 따라다녀야 하는 이야기가 없어서 그런지, 기자출신이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른건지... 아무튼 잘 읽힌다.

우리 최선생님도 대중적 서적을 출간하시려면 문체를 조금 바꾸시는게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조금 해본다.

아.. 아니다. 이건 그걸로 해결될 일은 아닌듯 하니..

 

아무튼 이 책은 박원순, 이외수 등 유명인들이 추천하여 통의도시연구소 재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은데 조금 아쉬운건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서촌을 탐방하기 위한 답사지도 같은 걸 부록으로 끼워줬으면 어땠을까 하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