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등기우편으로 날아온 책

봉투에는 손글씨로 주소가 적혀있었는데... 필기구는 붓펜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붓펜이라... 요즘에도 이런걸로 글을 쓰는 30대 중반의 여인이 남아있었구나.."

하는 감흥과 "충분히 그럴만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에 슬며시 미소가 들었다.

속지에는 보내준 이의 친구인 이 책의 저자 친필 사인까지 들어 있으니 금상첨화

아쉬운건 보내주신 분이 글씨를 조금만 더 잘쓰셨으면 하는 바램..

 

아무튼 한겨레21에 문학사용법 연재를 하는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극찬을 한 책이다.

감정이 매마른 나같은 사람이야 생각보다 짧아 금방 읽히는데

다 읽고 나니 내가 무엇을 읽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연애소설인것 같긴 한데 뭔가 깨림칙 하고 그림자가 벌떡벌떡 일어나는 것이 환상을 담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다는 아닌것 같고

세운상가가 철거되는 모습과 상가 세입자들의 모습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으나 그게 주제는 아니다.

질문, 대답, 질문으로 이어지는 은교씨와 무재씨의 대화를 읽다보면 멍해진다.

대화가 연인들의 대화는 아닌것이.. 그렇다고 낯선 타자들의 대화도 아니고..

좀 몽환적인것이.. 뭐라 표현하기 거시기 하다.

 

그런데 제목이 왜 백의 그림자일까?

모든이란 의미를 지닌 걸까?

음.. 작가한테 불어봐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