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불온한가를 읽고 김규항에게 반해버린 나로서는 그의 첫 작품 B급좌파를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왜 불온한가에 담긴 칼럼들 보다 이전시기의 글들이 담긴책이라 할수있다.

이책에는 파주에 틀어밖혀 책을 펴내던 그가 돈벌이를 위해 칼럼을 쓰고 진보적 지식인의 대열에 합류하면서 그가 느끼는 감정들이 잘 드러나 있는것 같다.

자신이 경멸하던 입과 글만 살아있고 행동은 없는 지식인의 대열에 합류해 있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그래도 살아있는 좌파로서의 의식과 소위 명망을 얻고 있는 진보적 지식인들에 대한 반감이 잘 들어나 있다고 할까?

B급도 못되는 낙제를 겨우면한 D급좌파쯤 되는양 다니는(실제 행동양식은 우파에 근접한) 내가 불온하지만 겉으로 불온함을 드러내는것을 두려워 하는 내가 B급이나 되는 좌파의 자신이 불온하다고 드러낼수 있는 이의 글을 읽는 것은 자아발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뭐 책 내용은 1999년에서 2001년 사이에 씨네 21에 기고된 칼럼이 대다수라 이미 유행에서 지나가버린(가장 최근쯤 되는 글의 화두는 L.I.E, 포조리등과 같은 DJDOC의 5집 수록곡들이다.) 대상이지만 그 글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사회라는 것이 바뀐것이 전혀 없지 않은가?

기득권들은 무늬만 바뀔뿐 여전히 기득권이고 자본가는 여전히 노동자를 착취하고 억압하는데 열중하고, 정부라는 것은 캐치프레이즈만 바뀔뿐 여전히 그놈이 그놈이다.

OECD가입 국민소득 2만불 시대 등으로 미화하고 치장해도 근로인민대중의 고단한 삶은 여전히 고단할 뿐이며, 타자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 또한 여전하다.

여전히 사이비 기자들은 씨발아 집어쳐라 닥쳐라를 외칠정도로 기득권의 하수인 역할에 열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경제는 X같은 꼰대들이 문제이다.

이제 불온한 B급좌파, 아니 C급이나 D급이라도 좌파라고 본인스스로를 규정내리는 사람들은 분연히 일어나 뭉쳐서 세상을 바꿔야 할텐데 최일선에 나서있는 A급 좌파들은 여전히 국민파니, 범좌파니, 혹은 전국회의니 뭐니 하면서 편가르기에 열중하고 있는 현실도 여전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책에 따르면 우파는 자신의 양심을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건전할 수 있으나 좌파는 타인의 양심까지 지켜내야 건전할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 계속되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나 민주노동당 당직선거의 파행을 보니 아직 우리땅에 건전한 좌파는 죄다 산속이나 재야에 숨어 있나 보다.

아니면 좌파라는 것은 배가 고플때만 유효한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