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베스트 시리즈 네번째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이 소설은 현저동 시절을 지나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피난을 떠났다 돌아온 시점에서 시작한다.

그러니까 9.28서울수복을 지나서 1.4 후퇴 이후가 되는건가?

여하튼 그때부터 박완서가 결혼을 하기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전쟁...

이 이름은 인간성에 대한 말살을 가득 담고 있다.

전쟁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수많은 살육..

어쨌든 박완서는 서울수복 때도 1.4후퇴때도 살아남았다.

인민위원회의 일을 돌보고서도 서울수복에서 살아남았고 우익단체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미군의 PX라는 얻기힘든 자리에 들어갔다.

몇달을 다니지도 않았지만 서울대 출신이란 이유로..

그놈의 서울대는 그때나 지금이나 먹어준다.. 서울대니까..ㅎ

처음 PX에 들어간 박완서는 온 몸 가득 서울대 출신의 인텔리라는 자의식을 풍기고 남들과 다르다는 우월감 속에서 살았다.
그러다 PX의 다른 인물들의 과거를 아는 순간 그 우월감은 부끄러움으로 변했다.
전쟁의 상흔이 남긴 처참함..
미군이 보여준 저개발국가에 대한 시각..

그 모습은 현재 제3세계에 파견된 한국군이 그 나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가?

PX에서 박완서는 초상화부에서 일하게 되는데 이때의 경험이 소설 나목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격동의 시기를 살아서 일까? 박완서의 소설들은 그의 삶의 경험들이 강하게 묻어나온다.

나목에서는 간판쟁이들 사이의 유부남 화가에게 애정을 느꼈었는데..

그 실제 인물인 박수근과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떠오른다..

그 시절 PX에는 참 많은 인재들이 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