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간의 사랑 이야기가와 판타지, 스릴과 감동까지 겸비한 구해줘 ! 

여배우를 꿈꾸고 프랑스에서 날아 온 줄리에트와  빈민가에서 태어나 자란 의사 샘이 우연히 만나면서 전개된다. 처음엔 단순히 남녀의 운명론적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줄만 알았다. 물론, 그렇게 전개되는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여인 그레이스의 등장으로 내용은 조금 판타지스럽게 흘러간다. 

추리소설도 아닌데 자꾸만 책장 맨 뒤부터 읽고싶어 지는 충동을 느꼈으니 말이다. 

작가는 조심스럽게 9.11 테러에 대한 생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미국인이 아닌 프랑스인의 관점에서 본 9.11 테러 이후 바뀐 미국사회의 현실을 조금은 비꼬고 있다. 줄리에트를 며칠씩이나 구금하는거 보면 미국은 참 대단한 나라임은 틀림없다.

기욤미소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탄치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샘’ 의 아픈 과거를 통해 미국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고, 줄리에트를 통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의 패기와 함께 좌절하는 모습도 동시에 그리고 있다.부모를 일찍 잃은 아이의 처절함과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 남은자들이 겪어야만 하는 아픔까지.. 잘 표현하고 있다. 인상깊은 내용들이 참 많았다. 

누군가의 목숨을 구한다는 것, 그건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아. 그것보다 더 좋은 마약은 없지. 누굴 구하고 나서 한 며칠 동안은, 길을 걸을 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달라져 보여. 나 자신이 불멸의 존재가 딘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마치 내가 구해낸 게 바로 나 자신이었던 것처럼 말이야.  - 마친 스콜세지의 영화 <비상근무> 中 (p.27)

"자네가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본 경험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춘거라네 "  (p.38)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는 하림의 노랫말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그 자리를 대신 할 사람이 오면 우리는 그 사람을 밀어내는 경향이 있다.그것이 마치 떠난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듯이..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사랑을 한 사람만이 또 다른 사랑을 할 수 있듯이, 이미 다른 사람을 사랑할 자격을 갖춘 건 아닐까? 

"사람은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존재라는 걸 미처 깨닫지 못한 거야" (p.39) 

죽음 앞에선 누구도 초연 할 수 없다. 그것은 아마 예측이 불가능 한 것이 죽음이기 때문일것이다. 당장 몇분 후의 일도 알지 못하는 우리가 내년을 계획하고, 노후계획을 생각하는 일은 어쩌면 아이러니한 일 일지도  모른다. 죽음. 참으로 무서운 놈이다. 

"일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존재를 뒤흔드는 건 바로 작은 모래알갱이일지도 모른다" (p.98)

"이상한 일이야. 사람들은 자식이 생기면 더 강해지는 동시에 더 약해지는 것 같아" (p.121) 

아주 재미있으면서 따뜻해 지는 책이다.


출처<기욤뮈소 - 구해줘>, 리뷰를 위한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원래의 저작권이 저작자(출판사)에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