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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오프로드에서 인권을 이야기하다

- <불편해도 괜찮아> 김두식 작가, <오프로드 다이어리> 표명희 작가와 함께한 북콘서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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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5일 저녁 7시 30분, 기나긴 무더위를 식혀주던 비가 내리던 저녁, 홍대 상상마당에서 북콘서트가 열렸다. 하루 종일 내린 비로 힘들었을 법도 한데 시작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이번 북콘서트는 <불편해도 괜찮아>라는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와 함께 풀어낸 김두식 작가와 청소년 이야기를 다룬 <오프로드 다이어리>의 표명희 작가, 그리고 이아립, 국카스텐이 함께했다.

↑ 두 작가의 출간된 책과, 저녁시간 배고픈 독자들을 위해 마련된 정성스러운 다과

↑ 사회자의 인사와 함께 시작된 북콘서트

도종환님의 <책꽂이를 치우며>라는 시로 드디어 북콘서트의 막이 열렸다.

↑ 감미로운 목소리로 좌중을 압도했던 이아립의 목소리, 그리고 멜로디언

가수 이아립의 눈을 뗄 수 없는 목소리와, 아름다운 멜로디언 소리로 북콘서트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져 갔다.

↑ 표명희 작가와 가수 이아립

사회를 맡은 성기완이 표명희 작가에게 “청소년 소설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라고 질문하자, 작가는 과거 자신이 한때 대인기피증을 겪고 느끼게 된 이야기라고 고백하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증상 및 은둔형 외토리가 되어 사회 속으로 나가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 틈에 섞여 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장르가 청소년 소설일 뿐이지 청소년만 읽는 것은 아니기에 기성세대가 읽고 해결함으로써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어필했다. <오프로드 다이어리>는 기성세대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해결하는 것이 청소년 소설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특이하게 책 속 주인공들이 이름이 아닌 닉네임으로 표현이 되던데요? 그 이유는?” 이라는 질문에 “실제 대인기피증 환자들은 온라인 세상이 중요합니다. 세상의 소통이 되는 것이 바로 온라인이기 때문이지요.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엔 그곳에서 일탈들만이 일어나는 것 같지만 실제로 대인기피증 환자를 치료하는 공간이 온라인이기도 합니다. 극심한 환자들은 집 밖을 나갈 수도 없기 때문이지요.” 라고 말하며 온라인이 ‘치료 ‧ 치유의 장’ 이기도 함을 알려주기도 했다.

“책에서 보면 영화감독을 꿈꾸는 사람, 바이크족 등이 등장하는데 집필 자료는 어떻게 연구하시나요?”라는 MC 이효현의 질문에 “영화는 제가 좋아하는 장르여서 조금 수월했어요. 근데 문제는 바이크족의 세계가 워낙 취약했다는 거죠. 이리저리 많이 찾아 다녔습니다. 여기 홍대 근처에도 바이크샵, 카페 등이 많이 있더라고요. 잡지 등을 통해서도 자료를 얻기도 했고요.”라며 집필 과정도 짧게 이야기했다. 박경리 토지문학관을 찾아 두 달 동안 초고를 끝내려 했으나 옥수수는 키보다 높게 자랐는데 작가의 원고지에는 진전이 없어 집으로 돌아와 다시 열심히 글을 썼다며 수줍게 웃기도 했다.

↑작가에게 질문하는 독자

이어서 “청소년 시절에 혹시 그런 일탈이 있었는지?”를 묻는 독자에게 안타깝게도 범생이였던 학창시절이라 딱히 기억이 날 만한 에피소드가 없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그 부분이 굉장히 취약점이라며 너무 평범했던 과거가 아닌 조금의 일탈이라도 있었더라면 집필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일상 속에서 영감을 찾는다는 이아립은 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 가끔 녹음기를 들고 길거리를 다닌다고 한다. 그 소리 안에는 자동차소리,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어디선가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 등 평범해 보이지만 많은 세상을 느낀다고 한다. 길거리에서 영감을 얻고,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는 이아립. 그녀가 낭독하는 <오프로드 다이어리>가 귀에 더 잘 들리는 이유이기도 했다.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목소리의 소유자 이아립의 <베로니카>와 <벌써 잊었나>를 들으며 1부가 마무리 되었다.

조만간 단편소설집을 묶어 출간할 예정이라고 하는 표명희 작가의 차기작도 기대해본다.

↑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던 국카스텐의 등장

2부에서는 각자의 매력이 넘치는 네 명의 남자 국카스텐이 함께했다. 리더 하현우는 의미 있는 공연을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는 말과 함께 “사람은 네 명이지만 말할 때는 저 한 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라며 좌중을 폭소케 했다. 덕분에 조금 더 자연스러워진 분위기에서 특별히 어쿠스틱세트로 준비한 국카스텐의 <거울>이란 곡으로 2부의 막이 올랐다.

↑ 함께 자리한 김두식 작가와 하현우

<불편해도 괜찮아> 책으로 만난 김두식작가와 국카스텐의 리더 하현우가 자리에 앉으면서부터 분위기는 더욱 흥미로워졌다. 책을 읽으며 궁금한 점이 너무 많았다는 하현우는 앉자마자 “영화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영화광이세요?”라며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영화를 많이 본 것은 아니고, 책에 나와 있는 영화가 거의 답니다.”라며 김두식 작가는 남들 보는 만큼 영화를 보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영화와 인원을 함께 책으로 쓴 이유는?”이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해 “인권위원회에서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런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책을 써 줄 수 있는지를 물어 여러 번 고사한 끝에 쓰게 되었습니다. 책을 쓰며 행복했고, 영화 보며 책을 쓰라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겠죠?” 라며 편안하게 웃음으로 대답하기도 했다. 또한 그런 행복들이 독자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책 제목이 참 좋은데 직접 쓰셨나요?” 라는 질문에는 “책 제목은 출판사의 고유 권한입니다. 전적으로 출판사에서 했고요.” 라고 대답해 독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예를 들어 장애인 인권 등은 불편해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너무 평범하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인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좋은 제목이기도 하면서 책의 일부분을 대변하고 있습니다.”라며 책 제목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하현우 는 “영화 보는 것처럼 재미있고 빨리 읽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재미있는 분이시겠구나 했는데… ” 라며 말끝을 흐리자 “좀 기다려 보시죠!” 하며 센스 있게 받아치는 김두식 작가로 인해 독자들은 또 한 번 빵 웃을 수 있었다. 또한 책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하현우 는 “꼭 많이 읽어야 좋은 것은 아니잖아요. 저는 양보다는 제대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많지 않은 독서량이지만, 읽을 땐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꼭 밝히고 싶은 눈치였다. (웃음)

“많은 영화들 중에 인권 영화들은 어떻게 골랐나?”라는 질문에 일부 영화가 아니라, 모든 영화를 통해 인권문제가 가능하다고 밝히며 “영화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어디서는 권력이 등장하고 권력에 따라 약자와 강자가 나뉠 수밖에 없고 그 약자 안에는 인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라며 딱히 일부의 영화뿐 아니라 불편함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어떤 영화도 인권영화로 해석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책에 언급된 많은 영화들에게 솔직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는 김두식 작가는 좋아하는 감독을 비판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지만, 무식해서 용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약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대변한다는 영화들 또한 다른 시각에서 보면 또 다른 인권문제들이 존재하니 우리가 이런 작품들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그는 “이런 책들을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읽고 생각하면 좋겠는데 문제는 같은 편만 책을 읽는 것이다.” 라며 읽어야 할 사람이 읽지를 않는 것이 문제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리고 20년 후 “세상에 이런 책을 팔아먹다니” 하며 우리의 인권이 성숙되고 진보되는 과정을 거치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하며 혼자만 책을 읽고 끝낼 것이 아니라 이른바 ‘꼴통’들에게 이 책을 전해주며 함께 성숙해 질 수 있기를 당부했다.

이어 국카스텐이 자신들의 방송금지 노래인 <Sink Hole>, <꼬리>를 들려주며 두 시간 이상 진행된 북콘서트를 마감했다. 관객들은 그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고, 마지막으로 두 작가들의 사인을 받으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오프로드와 인권, 오늘의 북콘서트는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의 과제를 던져준 시간이었다. 세상엔 많은 사람과 시각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하나의 틀에만 맞춰 살려 아등바등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틀에서 벗어나 보지 못한 사람이 지배하는 나라라서 안타깝다는 작가의 말은 우리가 조금 더 진보된 사회를 위해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독자들에게 사인해주는 표명희, 김두식 작가

글/사진: 인터파크도서 기자단 4기 그대를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