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의 뜰

 

간송미술관 연구원 탁현규는 이 책에서 어머니로서 사임당 이야기와 예술가로서의 사임당을 소개하며 오감으로 찾아낸 사임당 화첩 속 생명들을 아름답게 풀어 낸다. 책을 보면 사임당의 그림과 저자의 설명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우스운 얘기지만 내가 성이 신씨여서 그런지 이 책은 매우 친숙했다. 그리고 어렸을 적 현모양처의 대명사는 바로 신사임당으로 들었기에 신사임당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현모양처이다. 그래서 당시 여성들이 현모양처가 꿈이다 하고 말하면 신사임당이 빠지지 않았다.

 

사임당이 정확히 누구인지도 모르고 들은 풍월을 가지고 현모양처를 논했으니 유교적이고 여성에 대해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은 시대라서 그런지 현모양처는 인기였다. 남자들 또한 미래의 아내가 현모양처라고 말했으니 지금과 많이 다르긴 달랐나 보다.

 

아무튼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사임당의 예술적 모습들을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녀의 시와 그림들과 사연들이 펼쳐진다. 나도 사실 최근에야 신사임당이 시와 그림에 능한 여성인지 알았다. 연구한 바로는 사임당의 초충도는 국내외 300여점이 넘는 그림들이 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그녀가 율곡 이이를 낳은 어머니라니 나도 한국사에 관심이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 무지한줄 몰랐다. 짧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우리나라의 어머니상을 신사임당으로 알고 있으니 인생을 누가 길게 살았느냐는 별 의미가 없어보인다. 누가 사람답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발견하여 양심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알다시피 5만원 화폐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저자는 사임당의 발자취를 좇아가며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대화하며 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사임당의 자취와 삶의 언저리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신사임당의 본명은 신인선이라고 한다. 사임당은 당호라고 하는데, 뛰어난 어머니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하니 훌륭한 어머니는 맞는 듯 하다.

 

율곡도 어머님만큼 휼륭했으니 부모가 어떤 부모가 되느냐에 따라 자식도 영향을 받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저자는 신사임당의 생명들을 딱딱하지 않게 잘 전해주고 있다. 대화하듯이 엮어나가는 저자의 구성방식은 읽는 이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또 하나 배우 이영애씨가 사임당의 주인공으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그래서 이 책과 함께 드라마를 같이 본다면 매우 유익한 독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 책은 조용하고 편안한 마음이 드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사임당의 삶의 모습들이 보이는 예술적인 그녀의 솜씨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