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한 줄

 

성경에 보면 셋이 아들을 낳고 이름을 에노스라 지었는데, 그 의미는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러니까 그 때까지 죽음에 대한 경험을 하지 못하다 비로소 죽음을 목격한 후 사람은 언젠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처칠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운동은 안 해, 절대, 하지만 위스키와 시가는 꼭 있어야지”. 의학을 무시하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처칠처럼 어느 것이든 그 선택에 의해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태어나는 건 순서가 있지만 죽음에는 순서가 없다. 비수처럼 밤에 찾아오는 죽음! 그래서 더욱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준비해야만 하는 이유다. 특히 박완서 선생의 “내가 죽거든 부의금을 받지 말라”라는 유언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돈없는 글쟁이들의 사정을 알기에 또한 배려를 해주는 선생의 깊음은 본받을 수밖에 없다.

 

나는 사실 청소년 시절부터 20대 중반 시절까지 교회 수련회에 가서 죽는 연습이라는 프로그램을 했었다. 유언장을 작성하고 사람이 누울 만큼의 땅을 파서 얼마동안 그 속에 누워있었다. 지금 그 유언장을 간직하고 있는데 조금은 유치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솔직했었던 그 시절에 작성한 유언장은 나의 가장 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유명 인물들의 명언과도 같은 마지막 인생의 글들이 마음을 울리게 해 주는 책이다. 바로 선인들의 묘비명을 통해 읽는 삶의 지혜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저 명언 같은 글들만 있는 것이 아닌 그들의 말속에 그들의 삶과 사연들을 읽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유언 명언집을 모아놓은 책들과는 다르다. 인간성이 실종되면서 벌어지는 부작용들은 꽤 위협적이다. 사랑이 식어지고 빨리 흥분하며, 돈이 우상이 되어간다. 그리고 인내하지 못한다.

 

이 책을 읽어가면 오래 전 돌아가신 누군가의 지혜가 생각이 날지도 모른다. 바로 내 옆에서 들려주는 삶의 현자들이 말해주는 목소리를 가장 가깝게 들을 수 있는 유익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인생의 성공이나 목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지혜를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이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지난 날 나의 인생을 되짚어보면 후회스러운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나는 늘상 흔들리는 인생을 살았다. 내가 말하는 후회는 제대로 나아간적도 없이 제자리에서만 맴돌다 시간만 축낸거 같은 후회를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알고 있는 인생의 의미와 흔들렸던 그 시간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시간을 너머 삶은 계속되기에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모습도 그 현자들의 지혜를 따라 살아가는 아름다운 지침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