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었다

 

일본인 작가 치하야 아카네가 쓴 이 책 ‘벚꽃이 피었다’는 벚꽃과 사람이야기이며 사랑이야기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라는 노래가 있지만 그 반대로 꽃이 사람보다 아름답다 라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7가지 단편 소설을 엮은 이 책은 모두 벚꽃과 연관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각기 다른 이야기이지만 벚꽃으로 인연이 이루어지는 테마소설은 타인을 알게 하고 내가 보이는 그 순간에 사랑이라는 두 글자와 마주한다.

 

벚꽃은 피었다가 짧게 그 아름다움의 자태를 뽑내고 바람과 함께 땅에 떨어진다. 너무나 빨리 떨어지지만 충분히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고 떨어질때도 세상을 축복하듯 아름답게 자신을 희생하며 우수수 정말 신비롭게 흩날리며 떨어진다. 벚꽃이 떨어지면 철쭉꽃과 유채꽃을 비롯해 또 다른 꽃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문학과 꽃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의 커플과도 같다. 때문에 사람과 꽃은 하나의 줄기이자 유기적인 생명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네 일반 사람들이 등장하여 서로의 사랑을 채우고 관계를 그려가는 이 책은 지금 봄에 읽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 말하고 싶다.

 

어느 소설이든 남자와 여자는 등장한다. 그러나 이 테마소설은 조금은 서투르지만 사람이라는 존재의 내면을 조용히 그리며 읽는이의 마음을 드러내준다. 특히 벚나무의 비밀 색은 색다른 이야기로 벚꽃과 연결하는 스토리를 만들어내어 잠잠하게 본 거 같다. 젊은 여성의 눈에게만 보이는 소녀의 유령은 돌아가신 소녀의 할머니 집 마당 벚나무 그루터기에서 보게 되고 소녀와 어떤 남자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어쩌면 소녀의 유령은 주은 할머니의 옛날 젊었을 때 모습이 아니었을까?

 

미술관에서 일하는 여성의 이야기도 아름답게 읽을 수 있었다. 여우를 잘 아는 듯한 남자와의 만남과 사연은 매우 신선했다. 사람많은 곳에서의 두려움은 남자를 만남으로 치유되며 그런 사랑가운데 봄의 벚꽃이 피어나는 건 희망의 노래로 연결되는 듯 했다.

 

이 쯤 되면 저자가 벚꽃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느 정도 메시지가 나오는 것 같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가운데 어떤 사물이 놓여져 그것을 하여금 우리의 관계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들은 서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은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그것으로 하여금 사랑이 좀 더 커지고, 서로에 대한 작은 애틋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는 것에 감사함을 하게 된다. 봄이 가기전에 이 책을 조용히 독서해보는 것은 매우 기분좋은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