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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늘어지게 자다가 듣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조금은 시끄러운 음악으로 시작하는 Manic Street Preachers는 두번째 곡부터는 격양된 감정을 조금 추스르는 듯하다가 또 격양된 감정을 노래하는 듯하다가, 변덕스러운 곡들이라 생각된다.
미친 거리의 전도사. 멋있지 않은가?

난 리뷰단 이벤트 때문에 처음 알았지만 영국에서 꽤 인지도 있고 오랜 역사를 가진 밴드라고 한다.

4REAL사건 부클릿에서 읽었는데 정말 밴드의 인상을 확고하게 굳힐 수 있었던 해프닝이었을 듯 하다. BBC라디오 진행자인 스티브 라막이 밴드 매닉스의 정치적인 입장과 실천이 과연 진실한지 의심하듯 묻자 리치 에드워즈는 직접 팔뚝에 4real이라고 새기는 것으로 밴드의 인상을 확고하게 굳혔다. 뭘로? 무섭게도 칼로.

게다가 이 작사자 리치 에드워즈는 사라졌다. 실종인지 사망인지 확실하게 모른단다. 14년이 흐른 2008년에 우울증에 의한 사망추정 선고가 내려졌다고 하는데, 이 밴드는 리치의 이야기와 여전히 함께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왠지 좀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이들의 노래는 희로애락을 가득 담고 있는 것 같다. 화를 냈다가 그 화를 추스렸다가 다시 격양되는 느낌의 곡들도 있고, 행복함을 담고 있는 곡들도 있는데, 브릿팝의 역사에 한획을 그었다는데, 역시 영국의 음악을 좋아하는 많은 팬들이 있는 것 같더라.
강하고 거침없는 이들은 20년넘게 자신들의 스타일을 지켜왔다.
어느 평론가가 말했다고 한다 ’리치는 갔지만, 아니 사라졌지만 그의 그늘은 여전하다’

너바나의 느낌이 많이 담긴 음반이라고 하던데, 너바나는 듣지 못했지만 이미 다 들은 것 같은 기분이다. 6번 트랙 She Bathed Herself In A Bath Of Bleach은 너바나와 60년대 팝의 느낌을 함께 담고자 한 곡, 7번트랙 Facing Page :Top Left은 낙 두래아쿠 특유의 공허하고 꾸밈없는 연주를 담는 것이 목표였는데, 두곡 모두 좋다.

전체적으로 이질감없고 좋은 곡들로 가득 차 있는 이 앨범은 리치의 마지막? 참여 앨범이 되지 않을까 싶다. 리치.. 왠지 어딘가에서 아무도 모르게 살고 있을 것 같다는건 아직 어린 나의 멍청한 상상이겠지. 꿈처럼 작사하는 그같은 사람을 또 만나고 싶다.

지식인의 joebongpark가 추천한 주요곡(음영으로 표시한 곡은 추천 곡 및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 Motorcycle Emptiness, You Love Us, The Everlasting, A Design for Life, Everything Must Go, If You Tolerate This Your Children Will Be Next, You Stole the Sun from My Heart, The Masses Against the Classes, Found That Soul, So Why So Sad. 1985, The Love of Richard Nixon, To Repel Ghosts, Tsunami, Faster (다음에 들어보려고 퍼왔어요..)

manicstreetpreachers, journalforplaguelov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