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 탈출 컬투쇼>의 담당 PD이기도한 이재익 작가가 선사하는 단편 소실집이다.
평소 단편소설은 너무 가볍게 읽히고 급격한 사건 전개로 인한 마무리의 미흡 등의 이유를 들며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솔직히 말해 이재익 작가님의 컬투쇼 타이틀이 눈에 들어와 일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 이상하게 책을 선택한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총 5편의 단편 카시오페아 공주, 섬집 아기, 레몬, 좋은 사람, 중독자의 키스를 판타지·미스터리·로맨스·호러·멜로의 형식으로 각각 담고 있다. 단 한권의 책에 담기엔 좀 버거워 보이지만 그것이 또 단편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 단 한편만 이야기하고 싶다. 다른 단편들은 읽어보시길 바란다.

[카시오페아 공주]는 약간 판타지스런 느낌이 물씬 풍긴다. 주인공 희준은 5년전의 아픔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복수를 꿈꾸며 살아간다. 그런 그 앞에 딸 아이의 유치원 선생님이 미셸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카시오페아에서 왔고 자신은 외계인이라 말하는 그녀에게 점점 호기심을 느낀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점차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지닌 그녀에게 끌리게 되고 자신의 아픔을 차차 치유해나간다. 그녀를 통해 용서가 증오보다 힘이 세다는걸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런 깨달음을 얻었는데 막상 그녀는 없다. 진짜 외계인인지 아닌지 분명하게 언급하지 않지만 아마 마음속 어딘가 카시오페아에 살고 있는 그녀를 그리워한다.

 

책은 전반적으로 읽기 쉬운 편이다. 쉬운 내용과 간결한 문장으로 흐름이 끊키기 않고 한번에 읽어내려갈 만큼 이해력도 빠르다. 단 한권의 책을 읽는데 너무 빨리 마지막 장을 덮으니 한권을 다 읽었나 싶을 만큼 허전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쓰여진 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 많이 혼자 끄적여 볼만큼 공감갔다. 가장 마음에 든 문구를 끄적여 보면서 다음 그의 작품도 기대해본다.

 

사람이 사람을 충분히 안다는 건
하나의 우주를 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뭘 좋아하고, 어떤 세월을 견뎌왔고,
그 사람의 습관이 어떤지는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충분히’ 안다는 것은
평생의 시간이 걸리는 위대한 일이다.
이제,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은
놀랄 만큼 따뜻하구나, 깨닫는다.
내 앞에 펼쳐진 도시의 불빛보다도
밤하늘의 별빛보다도 더 따뜻하다.
이 따뜻함을 어찌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