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스스로 중국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항상 쟁의로 가득차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딩씨 마을의 꿈]을 읽기 전에 먼저 강한 심장을 준비하고 새의 몸부림을 느끼고 몸부림에서 쏟아져 나오는 피울음과 잠꼬대를 조용히 경청하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웨이현의 평범한 시골 마을인 딩씨 마을에서 국가에서 벌이는 매혈 사업에 동참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하고 있다. 처음에는 꺼려하던 마을 사람들이 인근 마을을 방문해 매혈로 인해 부자가 된 사람들의 보게 되고 또 마을 어른인 딩 선생의 말 한마디에 조금씩 마음이 동한다.

 

“퍼 내면 퍼 낼수록 더 왕성하게 생성되지요. 퍼 내도 마르지 않습니다. 퍼 낼수록 더 많아지지요.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물처럼 피 역시 아무리 팔아도 없어지지 않아요. 피도 샘물과 같단 말입니다.”

 

그때부터 마을사람들은 너도나도 피를 팔아댄다. 단지 무엇인가를 가지고 싶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말이다.

 

“ 왜 피를 팔았어요?”

“샴푸 한 병 꼭 사고 싶었어요. 저도 당장 가서 피를 팔아 샴푸를 사게 되었지요.”

 

처음에는 아주 작은 욕심으로 시작된 매혈이 이렇게 피를 팔면서 탐욕이 생겨나고 이 탐욕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열병이란 이름의 병으로 하나둘씩 죽어간다.
인간이 가장 평화로울때가 죽음을 앞둔 시점이라고 많이들 말하지만 여기서는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탐욕이 먼저 앞선다. 병에 걸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돈을 탐내고 권력에 빌 붙으며 어떻게든 남을 짓 밟으려한다.
탐욕으로 절망과 고통에 빠져 한 마을이 몰락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라는 말 보다 나가 언제가 우선시 되는 현대인을, 물질만능주의로 인간이 어디까지 추악해 보일 수 있는지를 단면적으로 보여주는것 같아 참 많이 씁쓸하다.

 

이 책은 중국에서 국가의 명예에 손상을 입혔다는 이유로 판금조치와 함께 발행과 재판, 홍보가 전면적으로 금지되었다고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기에 중국 정부는 더 감추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실은 덮는다고 덮혀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 바란다.
매혈로 시작해 탐욕으로 끝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다 넘기고서도 피 냄새가 한 동안 가슴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