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최악의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시는 배꼽

할아버지는 어려움 속에서도 일종의 돌파구를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설령 그 대상이 인간계를 초월한 것이라도 모두 감싸안아준답니다.

천둥 도깨비가 찾아와도 심지어 처녀귀신 등장에도 두려워하거나

호들갑을 떨지 않고 의연하며 태연한 모습으로 포용력을 발휘하시죠.

지난 1권에서 천둥 도깨비의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웃음으로

그들을 받아주고 용서까지 흔쾌히 했던 배꼽 할아버지라서 그런지

손주와 함께 떠난 온천 여행에서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처녀귀신 등장에도 모처럼 왔으니 편히 놀다 가시라고 하죠.

과연 여러분이라서 머리맡에서 처녀귀신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아이쿠 저런 처녀귀신 나오셨구먼 놀다 가시오라고 털털한

웃음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을러니 잘 모르겠습니다만;

 

 

 

처녀귀신 등장에도 무섭다고 떨거나 울지 않고 오히려 끼니를 챙기기도 하고

먼 길에 허덕허덕 오느라고 힘이 드셨으니 어깨라도 좀 주물러 주겠다고

베개를 권하기도 하며 딱딱하게 뭉쳐버리고 굳은 몸을 스페셜 코스로

주물러도 주겠다고 제안하는 등 처녀귀신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배려하죠.

물론 처녀귀신 입장에서는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귀신을 못 한다고

거절하지만 모처럼 온천까지 왔는데 아까우니 몸을 따끈따끈하게 하자고

주장하며 여기는 가족끼리만 들어오는 가족탕이라 다른 사람은

못 들어오니 수줍어할 필요없다고 안심까지 시켜 줄 정도로 다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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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손자와 떠난 온천 여행의 불청객과도 같은 오싹한 처녀귀신을

손님으로 생각하고 최대한 배려하며 대접해주는 배꼽 할아버지의

고운 마음 심성 덕분에 처녀귀신 맺힌 한과 슬픔이 스르르 풀렸답니다.

다음 날 아침 귀신은 사라지고 없었고 배꼽 할아버지의 노력으로 

처녀귀신 한이 풀렸으니 저 세상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생각했어요.

언제나 예측 불허의 이야기가 전개되던 배꼽 할아버지의 동화에서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이야기가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좀 의아합니다.

과연 처녀귀신은 참말로 고생 많았던 삶의 한을 완전히 풀었을까요?

​​배꼽 할아버지는 삶이 자신의 예상과 달라서 힘들 때에도 언제나

 너그럽고 여유로운 자세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동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