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최후의 시험, 장자의 자유와 평등을 논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대충 강의안에서 보고 써도 충분하지만

마지막으로 교수님께 선물을 드리자는 의미로

장자에 대한 내 나름의 연구를 하기로 결정.

읽던 책 멈추고 급 빌려본 책이다.

장자를 전공했고 그나마 익숙한 강신주의 장자 소논문 모음집.

 

중국에서도 성인들에 대한 역사성 논쟁이 있나보다.

장자의 책이라고 내려온 것들이 정말 장자가 쓴 것일까?

장자의 것과 그의 제자들이 덧붙인 것을 구별해 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는 통용되는 장자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뚫어야만 한다. ... 이런 반문명적이고 반인위적인 사상경향은 장자 본인의 사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외/잡편>에 실려 있는 장자 후학들의 사상에 불과한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곽상을 포함한 역대 주석가들의 주석과 해석뿐만 아니라 『장자』에 실려 있는 장자 후학들의 사상도 뚫고 지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장자 본인의 사상과 접촉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장자는 가장 좋아하는 중국 철학자 중 한명이다(순자랑).

모든 것은 평등하다.

이 말이 모두가 같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고,

다름에도 불구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는 예를 통해 다른 사람을 존중하라고 말했지만

그건 '예'라는 기준, '나'라는 기준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

이에 반해 장자는 예와 나라는 기준을 벗어버릴 것을 말하는 거다.

왜? 나와 너는 다르니까.

 

"장자는 공자 사상의 가능성과 한계에서 자신의 사유를 출발시켰다. 그리고 그 핵심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을 타자에게 하지 마라'라는 공자의 서의 원리를 더 급진화하는 데 있다. 즉 '타자가 원하지 않는 것을 타자에게 하지 마라!'"

 

바빠서 더는 못 쓰겠다.

어쨌든 장자의 철학은 우리들의 편협한 삶에 꼭 필요한 책이다.

이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다음으로 패스.

시험공부 해야 하니까.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강신주 지음, 태학사, 2009

1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