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누구를 위해서 순옥이를 사랑하나? 순옥이를 위해서, 자네 자신을 위해서?"

 

허영은 대답할 바를 모른다.

 

"제 욕심을 위해서 누구를 제 것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어든, 탐욕이지."

 

허영은 더욱 대답할 바를 모른다. 영옥은 사정없이 다음 방망이를 허영의 머리 위에 내려친다.

 

"사랑이란 그런 이기적 동기에서 나오는 불순한 물건은 아니야. 누구를 위해서 저를 희생하는 데서 생명까지도 무조건 적으로, 갚어지기를 바라지 말고 말야. 남녀의 사랑이나 무슨 사랑이나 말야, 우정도 그렇지, 애국심도 그렇고.

그렇지 않고서 말야, 어떤 남자나 여자나 말일세, 저 사람을 내 것을 만들어서 내 쾌락이라든지, 원, 요새에 흔히 말하는 행복이라든지의 재료를 삼겠다, 하는 그런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치정이어든."

 

논술, 수능시험 필독도서라는 타이틀 때문에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았던 550여 페이지의 두꺼운 장편소설

하지만 지극히 높은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준다기에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사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누군가는 인생의 최종 목표라고 말하는 행복을

고려하지 않은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평생 못 하더라도-

사랑이 뭔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읽어보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왜 이런 명작들은 시험의 소스정도로 전락시켜서

많은 이들의 반감을 사고 읽지 않게 만드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