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하면 생각나는 추억이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이다. 둘도 없는 단짝이자 선의의 경쟁자인 친구 영희와 올해부터 죽을 때까지 1년에 책 100권씩 읽자고 굳게 약속했다. 그래봤자 평생 1만 권도 읽지 못하는 셈이니 생이 너무 짧다고 한탄까지 하면서.

 

어린이들은 빨리 간섭받지 않는 어른이 되었으면 한다. 중고등학생들은 하루 빨리 시험 지옥에서 벗어나 대학생이 되었으면, 대학생들은 빨리 졸업을 하고 취직을 했으면, 한창 바쁘게 일할 때는 빨리 정년퇴직을 해 한가롭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항상 한발짝 앞을 갈망한다. 오늘을 즐기지 못하고 내일만 생각하며 사는 거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다른 나라 여자들이 한국 남자들 욕하는 거 듣기 싫다. 우리 나라 여자들이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 나라 남자들 욕하고 다니는 것도 꼴보기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껄끄러운 이야기를 굳이 하는 것은 한국 남자글이 국내에서나 외국에서나 멋진 남자로 대접받기를 바라서다. 내 아버지도, 내 동생도, 내 친구도 한국 남자이기 때문이다.

 

 

항상 도전을 주는 한비야.

중국에서의 1년 어학연수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서

사실감 있게 그려준다.

다 읽고 나니, 내가 중국에 갔다온 느낌이었다.

 

단순히 생동감 있고 경험이 많은 것만이 아니다.

위의 인용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깊음도 있다.

 

구원에 대한 진리는 특별하지만,

그 외의 삶의 지혜들을 우리는 어디서든 배울 수 있다.

특히 철학이나 자유의 삶을 사시는 분들에게는.

하지만 한비야는 딱딱한 철학자나 과격한 페미니스트와 달리

부드러움과 섬세함이 있다.

마지막 인용문을 보면 알겠지만,

남녀 차별에 대해 말할 때 저렇게 말한다면

거부감 없이 사랑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텐데.

역시 경험과 견문을 통한 지혜와 넓은 마음!

 

1년에 책 100권 읽기도, 그분께 받은 도전이다.

앞으로 더 많은 걸 배워야지.

(이 결심 후 3년 째,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