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예술은 사회와의 소통을 거부한다. 왜? 소통은 코드를 전제하고, 코드는 획일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획일화하는 통일성의 폭력에 저항하기 위해 예술은 사회 안에 통용되는 코드를 거부한다. 그 결과 오늘날의 예술은 평균적인 대중에게는 이해될 수 없는 것으로 남는다. 이는 현대 예술이 관리되는 사회의 비인간성에 항의하는 방식이다.

 

원숭이의 장난이 썩 괜찮은 작품이 될 수 있다면, 도대체 예술은 뭐하러 존재하는가? 하나의 사물을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게 이론이라면 예술가들은 대체 왜 존재하는가? 보드리야르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현대 예술은 무가치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 예술 중에 그것을 둘러싼 액자값을 하는 게 얼마나 될까? 그런데 왜 무가치한 것이 그렇게 높이 평가되고,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것일까?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그것은 어떤 '공모'의 결과다.

 

나날이 아름다워지는 도시 풍경, 예술을 방불케 하는 기발한 상업광고, 작품을 연상케 하는 멋진 상품들. 예술은 현실로 실현되고 있다. 모든 것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모든 것이 되고 있다. 여기서 그는 예술에 종언을 고한다.

"예술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 아니라, 예술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예술은 죽는 것이다."

 

 

미학 오디세이의 마지막인 3편에서는

2편과 마찬가지로 현대의 예술에 대해 다룬다.

 

얼마 전 "미의 기준"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것처럼

우리는 내가 아니라 외부에 의해 아름다움을 정한다.

유치원생 낙서 같은 것이 미술관에 걸려 수십억에 거래되고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작품을 심오하다고 '인정'해주는 것.

역시나 사람들의 공모에 의해 정해진 기준일 뿐이다.

 

긍정적인 여러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 현대 예술은 별로다-_-

철학은 철학자들이 하고

예술가들은 좀 더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아름다움을 탐구해줬으면..

(이런 말 자체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어쨌든 개인적으로 진중권씨 및 그런 성향의 사람을 싫어한다.

심형래씨에게 모욕주는 모습을 보며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책은 정말 잘 썼다.

미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지만

가끔 미술관 다녀보고 싶은 사람,

저게 뭔지 미세한 감이라도 잡고 싶은 사람이

교양상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미학 오디세이3"

진중권 지음, 휴머니스트, 2009(완결개정판, 18쇄)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