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사랑밖에는 알지 못했던 미와코는 그를 사랑하는 여자를 연기하는 것으로 과거의 저주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것이다. 사랑하는 상대는 그 남자가 아니어도 좋았다. 그래서 그를 죽인 범인 또한 누구라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내 몸속에서 끓어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을 어떻게 발산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나는 그저 주먹만 부르쥐었다. 나는 해치웠다. 내가 그를 죽였다. [가오리]

 

내 마음속에 죄책감 따위는 없었다. 나는 꼭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다. [나오유키]

 

그 독의 효과는 잘 알고 있다. 내가 준 독에 의해 그 녀석이 죽어가던 광경은 지금도 눈꺼풀에 낙인처럼 찍혀있다. [다카히로]

 

 

이 책 역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3권 중 하나다.

게이고는 아마도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추리소설 작가인 듯.

아주 많은 양의 책을 써내고 있는데

겹치거나 반복됨 없이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의 원리는 같은 것 같다.

악인이 있다. 그는 죽어 마땅한 사람이다.

하지만 누가 죽일 권리가 있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그를 죽인다. 그리고 숨으려 한다.

결국 누군가에 의해 진실이 밝혀진다. 끝.

 

그렇기 때문에 추리소설에 해피앤딩이란 없는 것 같다.

진실을 밝힌다고 한들 달라질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범인보다 살해당한 사람이 나쁜놈인 경우가 많다.

심지어 범인은 '좋은 사람'이기도 한데

하나의 惡에 의해 또 다른 惡이 탄생하고야 만다.

 

어쨌든 이 소설 역시 이런 원리에 입각한 책으로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는 건 하지 않겠다.

왜냐면 이미 너무 많이 썼으니까 피곤해서..

 

특이점은 끝까지 범인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

결국 네이버 블로그에 리뷰를 남긴 어떤 분의 도움을 받아서

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냥 멍-했다.

내가 알고 싶은 건 범인의 정체가 아니라

범인을 밝히고 잡아내는 그 과정인데 말이지.

그런 면에서 명탐정 코난이 짱이다.

 

 

"내가 그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현대문학, 2010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