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이 아직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직 할부금을 다 치르지 않은 채 타고 다니는 승용차와 비슷하다. 우리는 아직 민주주의를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다 치르지 않았다. 헌법 제 1조는 존재를 서술한 것이 아니라 당위를 선언한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 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대중의 선택을 무조건 찬미하는 지식인과 언론인, 정치인들을 경계하자. 현대는 권력자의 시대가 아니라 대중의 시대이다. 권력을 비판하는 지식인은 많지만 대중을 비판하는 지식인은 드물다. 국민이 왕인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국민의 냉정한 자기성찰을 방해한다. 현명한 국민들만이 아첨과 직언을 구별하고 직언하는 자에게 보상할 줄 안다. 결국 권력의 도덕과 능력은 장기적으로 대중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나는 나 자신의 이념 성향을 진보자유주의 또는 사회자유주의로 규정한다. 하지만 보수주의자도 존중하고 사회주의자도 존중한다. 그러나 원칙도 일관성도 없이 오로지 이익만을 좇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정치인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2009년 정치적 유배(?) 기간 동안 쓴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이미 정치 뉴스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유시민의 정치 성향은 중도/진보 정도.

당연히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만,

그것을 넘어 보수세력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

다행히도 극단적 진보주의자는 아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책 소개는 여기서 접고, 개인적 이야기를 하자면,

누군가 "옳은 말도 싸가지 없이 한다"고 지적한 것처럼

유시민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는 정치인인 것 같다.

내게 있어 유시민은..

김국진 닮았고, 여유있게 말 잘하는 사람 정도?

정치성향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볼 때 괜찮은 듯.

 

아쉬운 점은 상대적으로 볼 때

직접 말하는 것 만큼 글로 표현해내진 못 하는 것 같다.

이 책에 있어서 만큼은 말이다.

그만큼 말을 잘 한다는 의미도 되니 팬들은 화 내지 말길..

 

 

"후불제 민주주의"

유시민 지음, 돌베게, 2009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