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눈처럼 희고

입술은 피처럼 붉고

머리칼은 흑단처럼 검어라."

요즘 아주 잘 나가는 독일산 추리소설이다.

30주가 넘는 기간 동안 독일 아마존 판매 1위를 지키고

출간 사흘만에 독일 최고 권위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으며

11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여기까지 왔다.

내가 생각하기에 거의 모든 추리 소설의 원리는 같다:

각각의 작은 악이 모여서 큰 악을 이루어 범죄를 저지르고

그것이 원한이 되어 또 다른 악을 낳는다(복수란 이름으로).

이 책의 경우는 악의 연쇄 반응 보다

여러 악들이 모여서 더 큰 악의 미스테리를 만든다는 점에 포커스를 뒀다.

억울하게 옛 여자친구 둘을 살해한 혐의로 10년간 복역한 주인공은

출소 후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하고

그들 쫓아내려고까지 한다.

그때 살해 된 옛 애인과 닮은 소녀를 보게 되는데

호기심 많고 어여쁜 그 소녀는 옛 사건에 관심을 갖게되고,

결국 실종 되어 버린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이 사람이 범인이군, 아니 이 사람이야"

이런 식의 추리가 가능할 만큼 쉽지만

결국 정답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핵심인 것 같다.

소설은 금방 읽는 타입인데

무려 7시간이나 걸려서 완독할 만큼.. 뭐랄까 독일스럽다.

글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고(그러니 한번에 봤지)

양이 보통 추리물의 두배 정도라는 게 특징이다(5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