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군성전 아니라 그 할애비성전이라도 건립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반대하는 것은 왜 단군성전을 지을 정도로 애국심에 가득차 있는 머리좋은 훌륭한 사람들이 "사직"의 의미를 모르고 하필 "사직"에다 단군성전을 건립하느냐는 것이다. 하느님의 예배와 따님의 예배의 장소는 예로부터 구분되어 있던 것이다. 사직은 따님의 예배의 곳이다. 그곳은 따님의 성스러운 곳으로 머물러야 한다. 그리고 사직의 예배를 부활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 대한 경배심을 불러 일으켜야 할 것이다.

 

술은 먹는 이유는 간단하다. 즉 술이란 추상적 정의를 내리자면 "일상적 궤도로부터의 이탈"을 의미한다. 여러분들 중에서 시골에 가서 농사를 지어본 사람이면 잘 알 것이다. 농사짓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일가를, 얼마나 심한 육체적 고통과 수련이 따르는가를. 인류에게 있어서 농경이란 이러한 현재적 고통을 미래적 쾌락을 위해서 참는 '이성의 발전'이 없이는 발생하지 않는다. ...  이러한 계절의 변화에 따른 주도면밀한 신중한 사고력이 없이는 농경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신중함이란 곧 인간의 이성의 발전의 원초적 양태이며 곧 농경의 질서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성적 질서속에서만, 그러한 농경의 질서속에서만 인간을 살 수가 없다. 천지자연이 유기적 리듬을 가지고 있듯이, 인간이라는 유기체도 리듬을 가진다. 인간은 이러한 이성의 질서로부터 어떠한 '비이성적 해방'을 추구하게 된다. 농경문화에 있어서 이러한 해방의 최초의 문명적 산물은 바로 술이었다. 술이야말로, 인간의 이성적 질서를 무너뜨린다.

 

 

지금 철학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권해주고픈 순서가 있다면?

“김용옥(도올)이 가장 낫다. 독창적이진 않지만 레토릭(수사학)이 독창적이다. 그의 책을 다 봐라. 다른 사람이 그를 질시하는 건, 스타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정통적으로 배웠고, 그래서 보수적이다. 그가 있다는 건, 우리에겐 축복이다. 신영복 선생의 동양철학은 깊이에서 좀 떨어진다. 『여자란 무엇인가』를 권한다. 그걸 읽으면 훅 간다. (웃음)

 

-강신주의 철학인터뷰 중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읽어본 책.

학교 도서관에는 86년에 나온 옛 버전이 있어서

종이도 낡았고 한자도 조금 섞여 있었다.

 

이 책은, 그러니까, 여자가 무엇인가를 말한다기 보다..

왜 남성에 비해 여성이 멸시 받고 있나에 대해 분석하는 책이다.

제의 문화를 건드리며 접근하는데

안타깝게도 기독교를 많이 비판하기 때문에

그런게 싫은 사람은 안 읽기를 권함.

(물론 도올의 다른 책은 기독교인도 반드시 읽어야 할 만큼 유익한 게 많다)

 

사실 나도 다른 도올의 책에 비해서 많이 공감이 안 됐다.

너무 어려워서 그런가?

 

 

"여자란 무엇인가"

김용옥 지음, 통나무, 2000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