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어떤 존재일까? 예로부터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특징은 생각하는 것으로 여겨졌다(호모 사이엔스). 하지만 인간이 과연 이성적인 존재인가? 호이징하에 의하면 인간은 놀이하는 인간, 즉 호모 루덴스다.

 

법률, 전쟁, 시, 철학 등 모든 것의 근본은 바로 놀이(play)였다. 그 근거를 굳이 지금 설명하진 않겠지만, 저자는 풍부한 원전과 언어 의 유래 등을 근거로 인간의 모든 문명이 놀이로 부터 시작되었음을 밝힌다.

 

"플라톤의 '대화편' 중에서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철학적 몰두를 유쾌한 오락으로 여기고 있다. 젊은이들은 논쟁하기를 좋아하고 늙은이들은 존중받기를 좋아한다."

 

"이와 같이 철학과 과학의 불멸의 토대를 이룩한 바로 그 사상가들이 그들의 노력을 젊은 시절의 기분 전환쯤으로 여겼던 것이다. 소피스트들의 기본적 오류, 그들의 논리적 윤리적 결점을 후세에 정립하기 위한 작업에서조차도 플라톤은 그들의 산만하고 손쉬운 대화라는 방법을 차용하는 것 이상을 넘어 서지 못했다. 그가 비록 철학의 깊이를 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역시 아직 철학을 하나의 고상한 게임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삶의 곳곳에 놀이의 흔적은 남아있다.  스포츠, 과학, 예술, 정치 등 모든 면에서 발견되는 그것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놀이를 추구하는 존재임을 말한다.

 

놀이 자체를 인간의 본질이라고 까지 말할 수는 없겠지만, 놀이하는 삶, 다시 말해 삶을 즐길 수 있을 때 사람은 사람 답게 살 수 있다. 스포츠나 인터넷 게임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죽지 못해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말처럼 쉽진 않겠지? 어쨌든 원리는 이렇다. 이걸 토대로 조금씩 노력하면 되지..

 

 

"호모 루덴스"

J. Heizinga 지음, 까치, 2003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