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 이해를 위한 길잡이 역할을 자처하는 짧고 얇은 책.

그의 철학을 설명하는 건 어렵겠지만 그 사람은 참 멋지다.

요즘 말로 쿨하다고나 할까?

 

기존 철학에 대해서는 아는지 모르는지 신경도 안 쓰는 젊은이가

케임브리지 대학에 나타나서 외친다.

우린 말할 수 있는 것만을 말해야 하고

말할 수 없는 것, 즉 초월적인 것을 말해서는 안 된다.

논리학, 윤리학,미학, 종교 같은 것들 말이다.

말해선 안 되니까 이제 철학 끝!

비트겐슈타인은 교수 자리도 버려둔 채 조용히 떠난다..

이에 대한 내용이 그의 유일한 저서인

<논리-철학 논고>에 나타나있다.

 

하지만 6년 후 그는 다시 등장한다. 생각이 변한 거다.

기존에는 어떤 본질이 언어 배후에 있다고 말했지만

돌아온 후기 비트겐슈타인은 말한다. 

 

"<철학적 탐구>에서는 그런 본질이 언어 속에 있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본질이라고 생각해온 것은 언어 속에, 혹은 배후에 있으면서 드러나게 되는 실체가 아니라 언어 현상이 서로 맺고 있는 복잡한 관계 자체에서 드러나는 어떤 것이다. 의미라는 것 역시 고정되고 단일한 어떤 그림같은 것이 아니라 언어를 사용할 때에만 드러날 수 있는 것, 상황에 맞게 언어를 사용함으로써만 결정될 수 있는 어떤 내용이다."

 

아.. 길잡이인데도 넘 어려운 책..

그 사람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어쩌면 그게 감사한 일일지도 모르는데,

강신주를 통해 쉽게 만난 비트겐슈타인이 아니었다면

난 매력은 커녕 이해 자체를 못 했겠지..

과정은 과감히 생략하고, 그가 말하는 결론만 잘 취해야겠다!

 

 

"How to read 비트겐슈타인"

Ray Monk, 웅진지식하우스, 2007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