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에서 14일로 넘어가는 밤에 '노틸러스' 호는 남쪽으로 항해를 계속했다. 나는 혼 곶에 도착하면 서쪽으로 방향을 돌려 태평양으로 돌아가 세계 일주 항해를 끝낼 줄 알았다. 하지만 배는 뱃머리를 돌리지 않고 남극을 향해 계속 내려갔다. '노틸러스'호는 어디로 갈 작정일까? 남극으로? 그건 미친 짓이었다. 선장의 무모함을 두려워한 네드가 옳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캐나다인은 오랫동안 탈출 계획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드는 눈에 띄게 말이 없어져서 거의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나는 오랜 감금 생활이 그를 얼마나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선장을 만나면 네드의 눈은 어두운 빛을 내며 번뜩이곤 했다. 난폭한 성격을 가진 네드가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지나 않을까. 나는 늘 그게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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