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조나단 레빈(Jonathan Levine)

주연 : 니콜라스 홀트(Nicholas Hoult), 테레사 팔머(Teresa Palmer)

개봉 : 2013년 2월

 

어느날 런더공항에 많은 사람이 모여있다.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지만,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난 것 처럼 보인다. 그렇다. 이들은 모두 죽은 사람들, 바로 좀비들이다. 전인류의 대부분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좀비가 되었고, 남은 인간들은 높은 벽을 쌓아올려 성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여기에 유난히 생각많은 좀비가 있다. 좀비가 어떻게 생각을 할 수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 인간들이 어떻게 이 지구에 발을 내딛었는지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 않는가? 어쨌든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가? 좀비가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거나 할 때, 마치 그들은 무언가 공상에 빠진 듯하지 않았는가? 어쨌든 여기 이 좀비 알(R, 니콜라스홀트)는 정말 생각을 한다. 공항 여기 저기를 다니면서, 다른 좀비들이 살아생전 어떤 일을 했을지 상상을 하고, 때론 그의 좀비 친구와 함께 도시로 사냥을 나가기도 한다.

줄리는 얼마남지 않은 살아있는 인간 가운데 한 명이다.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그녀의 어머니는 몇 해 전 좀비로 변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그녀의 아버지는 좀비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줄리는 성안에서 사용할 상비약을 구하기 위해 성밖 세상 원정대로 나서게 된다.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며, 온통 공상과 상상으로만 지내던 좀비 알은 여느 날 처럼 공항을 누비다 허기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의 친구와 사냥을 위해 도시로 향한다. 도시에서 줄리 일행을 만난 알은 여느때처럼 사람들을 습격하고, 그곳에서 성밖으로 나온 줄리를 만나면서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좀비영화를 즐겨보는가? 좀비영화는 생각보다 그 종류가 많다. 많은 수의 좀비영화가 만들어 지고 있다. 그 숫자는 드라큐라와 늑대인간 그리고 미라 기타 귀신이나 괴물을 합친 숫자보다 많은 것이다. 좀비가 어떤 이유로 인해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지는 좀체 알 수없지만, 좀비란 캐릭터는 괴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존재다.

 

웜바디스에 주목을 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여태까지 이런 좀비는 없었다. '여태까지 이런 ~ 은 없었다'는 표현은 다소 진부하게 들린다. 왜냐하면, 그 말이 제대로 쓰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웜바디스'에 쓰인다면, 정말 신선하게 들린다. 생각하는 좀비, 사랑을 하는 좀비는 아마 이전에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완전히 없었던 것은 아니다. Day of the dead 라는 영화에 주인공 여자를 좋아하는 좀비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웜바디스' 처럼 영화의 전면에 나선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덕분에 영화에는 재미난 설정들이 많다. 먼저 좀비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는 바로 알과 같이 죽은지 얼마 안되는 좀비들이다. 이 좀비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 좀비들과 동일하다. 두번째는 바로 해골(보니)들이다. 좀비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생각과 기억을 완전히 망각하게 되고, 그들의 피부와 장기는 썩어들어가 뼈만 남게 되며, 살아있는 것은 모두 먹어치워버린다. 이들은 좀비들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둘째, 좀비들은 사람들을 먹는다. 하지만, 이들에게 일말의 양심의 가책이란 것이다. 있다. 하지만, 허기란 가장 이기기 힘든 고통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사냥할 수 밖에 없다.

셋째, 사람들의 몸 중 가장 맛있는 부위는 뇌이다. 뇌를 먹을 때는 보너스로, 뇌의 주인이었던 사람이 가진 기억을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웜바디스는 좀비영화이지만 인간에 대해,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초반은 좀비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중반부에는 좀비의 세상으로 온 인간의 이야기(알에게로 온 줄리)가 펼쳐지고, 영화의 중후반부에는 인간의 세상으로 온 좀비의 이야기(줄리를 찾아 성안으로 온 알)가 펼쳐진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서 인간과 좀비가 함께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좀비 영화를 과연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일까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야물론 당연히 어렵다. 대부분의 좀비영화는 잔인하다. 웜바디스에도 잔인한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도 아마 이 영화는 좀비 동화라고 부를 만큼 좋은 내용과 재미를 주면서도, 좀비영화라는 본질을 잃지 않은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