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그 책'은 이 처럼 저자 '곽아람'이 어릴 적 보았던 책을 어른이 된 다음 다시 읽은 감상을 써 내려간 책이다. 출판사에서 전집으로 나온 여러 동화책들을 소개하고 그에 얽힌 저자의 추억, 그리고 현재 어른이 된 저자의 시각에서 다시 한번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저자는 어느날 문득 어릴 적 보던 동화가 생각났고, 그래서 하나둘 책을 사서 모았다고 이야길 한다. 그리고, 때론 권당 2만원이라는 거금을 주면서 책을 구입하면서, 그때는 왜 책을 필요없는 것으로 여겨 버리었을까? 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나 역시 어렸을 적 보았던 책 중에 지금도 기억이 나는 책이 있다. 어린이를 위한 공상과학 소설 책인데, 초등학교 시절 무척이나 재미있어서 다시 읽고 싶어 사방으로 수소문 했지만 구할 수 없었다. 그 안타까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던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 책을 쫓아가 한 권 두권 모아가는 저자의 이야기에 약간의 대리만족을 얻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저자는 어린 시절 읽었던 책이 자신이 미쳐 알지못하는 사이에 성장해 가는 자신의 성겨과 인격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적고 있다. 책을 읽으며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래에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던 차였다. 그런 이유에서 아마도 저자는 책을 모으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어릴 적 읽은 책 중에서 좋은 책들, 교훈을 주는 책들을 모아서, 자신이 읽어도 좋지만, 언젠가는 내 자식들에게도 읽혀 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책을 사면 한권 두권, 고향으로 보내준다는 저자 처럼, 나 역시 타지 생활을 하면서, 책이 많아져 방이 비좁아 지면 몇 번이나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책을 날라다 놓는다. 저자와는 달리 내 책들은 집에서 환영을 받지는 못하고 창고에 이렇게 저렇게 쌓여간다.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큰 책장을 사서, 창고에 있는 책 중에서 양서라고 생각하는 것만 골라 모아 꽂아 놓고, 나도 다시 읽고, 친구들과도 읽고, 누가 빌려 가고 싶다고 하면 빌려주고 하면서 두루두루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릴 적 그 책은, 책을 소개하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지은이의 솔직한 생각이 적혀 있는 일기장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개하는 책들도 좋지만, 그런 책들을 되새기며 풀이해 주는 저자의 도움의 손길에 의해 그 책들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중 몇몇 책은 책을 읽고 있는 나를 어린 시절로 데려가 주기도 하였고, 공감하면서 책을 읽어 나갈 수 있었던 것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