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세르크는 일본 만화가 미우라 켄타로의 작품으로, 제가 이 만화를 처음 접한 것은 언 7~8년 전인 것 같습니다. 언뜻 굉장히 오래전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 만화는 생각보다도 훨씬 오래된 만화입니다. 베르세르크는 독일어 'Berserker(베자카):곰의 껍질을 쓰고 싸우는 광폭한 용사;광폭한 사람[전투원]'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으로 일본에서 1989년도 부터 연재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르세르크는 현재 36권까지 발행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본 것이 아마 2006~7년 이었던 것 같은데 그 당시 아마도, 28권 정도까지 발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 관련된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느린 발행 속도 입니다. 1년에 단행본 한권 발행되는 정도의 속도로 느리게 발간되는 탓으로 만화를 보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만화작가의 그림에 따른 것이라고 하는데, 만화를 보면, 극화에 가까운 그림체가 감탄사를 불러내냅니다. 이것 역시 베르세르크만이 가진 하나의 볼거리입니다. 그런 그림을 미우라 켄타로는 어떤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없이, 심지어 스크린톤의 도움없이, 반복되는 무늬나 패턴까지도 모두 수작업으로 그려내는 장인정신에 가까운 작업을 하고 있고 그 때문에 발간 속도가 그처럼 느리다고 합니다. 어쨌든 책을 보면, 그림 하나하나에 정성이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줄거리는 그림 만큼이나 장엄하고, 등장인물도 다양합니다. 36권이라는 분량보다 더 긴 연재기간(약 30년)에도 불구하고, 언제 종결될지 짐작할 수 없는 스토리, 그리고 그 동안 등장한 인물들만 해도 어마어마 합니다. 이 정도가 되면 줄거리 요약이란 개념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겠지만,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중세 시기의 세상은 혼란과 혼돈으로 가득차 있다. 거리는 용병들로 가득하고, 국가간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가츠는 전쟁과 가난 중에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태어날 때 이미 숨을 거두었다. 그 후 가츠는 용병인 아버지에 의해 용병단을 따라다니며 자라게 된다. 가츠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로 부터 구타와 멸시를 받는다. 그의 아버지는 가츠가 어머니를 살해한 악마의 자식이라고 저주한다. 거친 용병들 사이에서 성장한 가츠는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강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것이다. 어느 새 청년으로 성장한 가츠는 용병들 중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가지게 되고, 후에 뛰어난 용병 집단인 매의 단의 돌격대장이 된다. 그리고 매의 단에서 가츠는 그리피스라는 용병대장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다.   그리피스는 매의 단, 대장으로서, 전투능력에 있어서는 가츠를 능가할 정도이며 지략에 뛰어날 뿐만 아니라, 눈부신 외모를 가지고 있다. 어렸을 적 부터 죽음의 두려움에 둘러쌓여 저 혼자만 알고 자란 가츠는 비로서 동료를 얻게 되고, 그리피스 역시, 가츠를 유일한 동료로 두터운 신뢰를 쌓는다.   이 둘의 만남으로 매의 단은 승승장구하며, 왕국 간의 전쟁에 개입하면서, 전쟁의 판도를 가늠할 정도가 된다. 그리피스는 대장군의 지위를 얻고, 매의 단 부장들은 모두 기사작위를 받는다. 하지만, 행복이 길면 불행이 고개를 드는 것인가? 그리피스와 가츠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시발점이 되어, 그리피스는 투옥되고, 가츠는 용병단을 떠난다. 이후, 그리피스와 매의 단을 시기하는 무리들에 의해 매의 단은 공격을 받고, 그리피스는 1년 동안 갖은 고초를 겪게 되면서 재기 불능한 상태가 된다.   1년 후, 매의 단은 용병단의 위엄을 잃고 정규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그 날도 왕국에 의해 고용된 다른 용병들에 의해 습격을 받아 몰살의 위기를 맞이하지만, 우연히 마주친 가츠에 의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 그리고, 1년 여간의 사연을 들은 가츠는 그리피스를 구출해 낸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그리피스만 돌아오면 재기할 수 있다고 믿었던 용변단은 1년 간의 고문으로 엉망이된 그리피스를 보고 실망에 빠진다. 하지만, 그 충격은 그리피스에게 더욱 큰 것이었다. 누구보다도 수려한 외모와 능력을 겸비하고, 누구보다도 더 높은 열망을 가졌던 그리피스 조차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그리피스는 과거 예언을 받았던 '패왕의 알'을 발견한다.   전설에 의하면, 과거 패왕의 알을 가졌던 무시무시한 왕이 살았다고 한다. 전쟁에서 전승을 거두며 호령하던 왕은 해골 가면을 쓰고 있어 해골왕이라 불렸다 한다. 그러나, 안하무인인 해골왕은 신의 명령에 의해, 4명의 신의 사자(고드핸드)에 의해 멸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패왕의 알이 그리피스의 손에 쥐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리피스에게 고드핸드가 될 수 있는 선택이 주어진 것을 뜻한다. 하지만, 고드핸드가 되기 위해서는 제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리피스가 제물로 바쳐야 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존재인 매의 단과 가츠.. 결국 한바탕 피의 축제가 벌어지고, 매의 단은 전멸하게 되고, 의문의 해골 사나이에 의해 살아남은 가츠는 그리피스에게 복수를 맹세한다... ...   줄거리를 최대한 간략하게 쓰려고 해도 힘이 듭니다. 앞에 서술한 내용은 지금까지 발행된 36권의 책 중 약 3분의 1정도인 단행본 10~12권 분량의 내용이라 생각됩니다만 워낙 오래전에 봐서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네요. 소설로 따지면, 배경설명 및 도입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얼마나 방대한 분량과 내용인지 짐작이 가시리라 생각됩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있다는 것은 이번 기회에 알게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가츠가 용병단의 일원이 되어 승승장구하는 시기부터, 그리피스가 매의 단을 제물로 바치고 고드핸드가 되는 부분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베르세르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또한 베르세르크 전반을 지배하는 듯한 어둡고 절망적인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애니메이션은 원작 만화의 분위기와 그림을 그대로 잘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몇번이나 책으로 보아서 익숙한 내용임에도 정신없이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어서 빨리 다음 극장판 애니메이션 베르세르크가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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