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생명체는 극히 일부일 것이다. 모든 생명체들에게 최대의 공포는 자신의 생명이 끊어지는 것 아닐까? 그러나 그것 또한 자연의 일부이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교회의 먼지를 먹던 한 노인이 죽던 날 새끼 염소가 태어난다. 한겨울에 새끼 염소가 숲속에서 길을 잃고 한 나무에서 기대어 자다가 죽게 되고, 그 나무는 사람들에 의하여 숯이 된다. 어느 책에선가 먼지는 생명체들의 죽은 세포가 떨어져 나간 것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만약 그 말이 맞다면 생명체의 죽은 세포를 노인이 먹었으니 먼지에서부터 생명의 순환은 시작이 된다.

네 번은 생사가 순환하는 모습을 자연 속에서 보여준다.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니까 태어나고 죽는 것들 모두가 아주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인다. 스릴러 영화에서 관객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자극적인 방법의 죽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어서, 우연히 죽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는 순순히 죽음에 응한다. 영화는 다큐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자연의 웅장함이나 숭고한 면모를 다루지 않는다. 옛 사람들은 자연을 신처럼 떠받들면서 홍수나 산불과 같은 재앙에 얼마나 벌벌 떨었을까. 인류가 자연을 함부로 대하고 있는 현재도 여러 가지 천재지변이 일어나면서 자연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다큐들은 넘쳐난다.

그러나 네 번에서 다루는 내용은 자연의 친근한 모습들이다. 자연은 생물들을 위협하지 않고 친절하며 유머까지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하는 힘이 있다.

 

 

영화관에 도착해서 좌석을 배정받을 때까지는 사실 불만이 가득했다. 좋은 자리들은 없다면서 구석진 자리에 앉게 하더니, 들어와서 보니 뒷줄에 좋은 자리들이 텅텅 비어있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무척 아쉬웠으나 영화를 보니 정말 말 그대로 힐링이 되어 영화관을 나오게 되었다. 지금은 주변 지인들에게도 적극 권하면서 사람들이 할리우드에서 좀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