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기술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문학은 뒤로 밀리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감각이 살아 꿈틀거리는 시는 궁지로 몰리게 되었다. 트랜스포머 3이 예매율 95%를 넘어서고 4일만에 200만을 돌파하는 등 성행을 하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지지만 별 이상할 것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볼 영화가 없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듣지만 그렇다고 트랜스포머 3이 특별히 볼만한 영화는 아님에도 로봇들이 싸우는 영화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지난 해 아바타가 개봉하고 관객수 기록에 열을 올릴 때에도, 권수현 작가가 ’도대체 왜 보는 것인지 모르겟다’고 꼬집자 수많은 관객들은 아바타의 기술력을 무시했다며 반박하는 시대가 21세기이다. 확실히 누가봐도 예술은 기술에 밀리고 있다.

어느덧 머리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부터일까.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낄 시기에는 치기어린 감성이 이성을 지배할 때라며 10대 사춘기로 치부되는 시대가 되었다. 기계의 노예가 된 어른들이 나는 너보다 더 오래 살았다는 이유 하나로 어린 영혼들에게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것도 종종 볼 수 있다. 도대체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어른 흉내를 내며 점점 삶에 대한 관심과 고민에서 멀어지는 어린 영혼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자라나는 새싹들은 어른을 점점 적으로 여기기 시작했고, 인생의 지표가 되어 줄 ’캡틴’은 눈뜨고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비단 21세기만의 이야기는 아니고 이미 20세기 후반부터 이런 징조가 사회에선 나타나고 있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떠오르는 말을 들자면, ’카르페 디엠’, ’시즈 더 데이’와 같은 겉멋든 말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을 울렸던 말은 ’오! 캡틴, 마이 캡틴’이다. 거친 풍파를 이겨내야 살 수 있는 이 세상에서 과연 100% 내 마음을 다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친구나 심지어 가족에게도 나를 맡기기란 힘들지 않을까? 그런데 고작 나에게 몇 시간동안 학교 수업을 가르쳐 준 선생에게 내 인생의 지휘자가 되어달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캡틴이라는 말 한마디의 힘. 그것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믿고 따른다는 의지와 선생님이 학생들을 책임지고 이끌겠다는 의지가 동시에 담겨있는 말이다. 

키팅선생은 시를 읽는 이유는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감정, 분노, 사랑 이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시를 읽는 것이다 .결국 인생은 예술이다. 닐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퍽의 역할을 맡으면서 재능을 인정 받았지만, 결국 꿈이 좌절되어 자살하게 되는 인물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희극을 연기하면서도 그 자신은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을 뿐이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토드 앤더슨은 겁 많은 하지만 동시에 호기심이 많은 인물로서 수많은 갈등을 하지만 마침내 용기를 내기로 결심한 인물이다. 
이 모든 인물의 성격이 현실적이든 아니든 그들 모두는 예술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키팅 선생을 배반했던 학생이나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반항아로 살았던 찰리나 모두의 삶이란 예술이다. 

20살이 넘도록 계속해서 방황하면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뒤쳐지는 것은 아닐지 불안한 마음에 잠을 설치는 날이었다. 지금의 사회구조에 반박하면서 다른 이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겠다고 큰소리 친 것이 유치한 행동은 아니었는지 후회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물을 다르게 보라며 책상에 직접 올라간 키팅선생이 이 한마디를 해준다. 
어설프게 남을 따라가지 마라, 남들과 다르거나 우스워도 좋다, 다만 자신의 신념을 지켜라.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지만 대충 이런 말이었던 것 같다. 일리가 있다. 인생은 예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