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부터 괴상한 이 책은 30년대에 쓰여진 책같지 않은 SF소설이다. 과학적이진 않아도 엄청난 상상력을 보여주니 '컴퓨터가 발생하기 이전의 SF'라고 칭할 수 잇겠다. 사건은 한 선장이 보물을 찾으러 갔다가 지능이 높은 도롱뇽을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인간처럼 행동하는 도롱뇽을 기이하게 여긴 선장이 세계 최고 규모의 무역회사 사장에게 도룡뇽을 소개하고 이를 상품화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처음에 도롱뇽은 여느 동물들과 다를 바 없이 서커스 쇼에 끌려다니거나 동물원에 갇혀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원의 청소부가 도룡뇽이 사람들의 말을 흉내내는 것을 목격하고 이 소문이 학자들의 귀에도 들어간다. 사람들은 이 도롱뇽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언어를 가르치고 도구를 다루는 법을 알려주었다. 도롱뇽들은 곧 댐을 건설하거나 바다와 관련된 노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의 지능은 눈에 띠게 발달하게 되어 논문을 작성하고 박사 학위를 받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이후는 어떻게 되었을까? 인간과 맞먹게 되는 도룡뇽을 견제한 인간이 그들을 사살하기도 하고 이에 도롱뇽들이 반항해서 인간을 죽이기도 한다. 어디선가 많이 보아온 인간의 대역사의 일부분과 비슷하다. 하지만 많이 발전한 인간 사회에서는 도룡뇽의 인권보호 운동, 무차별 사살 금지, 도롱뇽 보호구역 마련 등과 같은 상당히 도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새로운 새력에게 밀리게 된다. 

과연 인간이 없어진 세상에서 도롱뇽들끼리 남게 된다면 그들 모두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문학이니 예술이니 하는 거추장스러운 것들로 서로를 괴롭히거나, 서로 다른 말을 사용한다고 해서 차별하고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그들 사이에서도 분명 균열은 존재하겠지만, 인간만큼 다양하지는 않을 듯 싶다. 만약 도롱뇽 보다 못한 지능을 가진 생물들이 대규모 집단을 양성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면 유토피아는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은 독일 나치를 비판하는 글이었다고 한다. 이념적 대립으로 인한 억압이 거의 사라지게 된 현재에 사는 사람답게 해석하자면 진정한 유토피아가 도래하려면 인간은 좀 더 단순해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까.